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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되는 선거전…엄기영· 이봉수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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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과열되는 선거전…엄기영· 이봉수의 공통점은?

'아니면 말고'식 거짓 폭로 난무…야권 후보들끼리 '색깔론'도

4.27 재보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권의 폭로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상대 후보의 과거 전력이나 말을 들추어내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의 업적을 과대 포장하는 것도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거짓'이라는 점이다.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는 메디슨을 인수한 삼성의 대규모 투자 유치가 자기 업적인 양 자랑했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경남 김해을)가 "민정당 출신"이라고 비난했다가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다.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도 "중소기업 연수원이 김해가 아닌 진해에 유치된 것은 당시 경남도지사였던 김태호 후보의 탓"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을 통해 일단 상대 후보를 흠집내고 나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도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되는 '거짓 폭로'의 유행임 셈이다.

"엄기영 '거짓 공적' 주장으로 삼성의 홍천 투자, 걸림돌 생겨"

삼척 원자력발전소 유치가 선거 초반 쟁점이었던 강원도지사 선거의 최근 이슈는 '삼성의 홍천 대규모 투자'다. 메디슨을 인수한 삼성이 10년 동안 의료기기 사업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밝혔는데 이것이 과연 누구의 업적인지가 강원지사 선거의 엉뚱한 쟁점이 된 것.

엄 후보는 지난 15일 "투자 약속을 내가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문순 후보 측은 즉각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이룬 업적인데 공(功)을 가로채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반박에도 엄 후보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자, 20일에는 홍천군 출신의 고춘석 강원도의회 의원(민주당)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의원은 "지난 1월 21일, 도지사 접견실에서 이광재 도지사와 삼성전자 협력관, 고춘석 강원도의원, 허필홍 홍천군수, 신영재 홍천군의회의장, 도청 담당공무원이 모여 비밀을 전제로 메디슨의 삼성전자 인수와 관련한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이광재 전 지사는 "삼성전자가 메디슨을 인수한 이유는 신약 및 의료기기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위한 것으로 홍천군청에서는 산업단지, 공업용수 확보 등을 비공개로 추진하라"고 말했다.

즉, 삼성 측의 발표는 지난 17일 있었지만 투자 유치 약속은 이미 이 전 지사가 받아뒀다는 얘기다.

고 의원은 나아가 "엄기영 후보의 거짓 공적 발표로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본인의 치적인양 홍보하기 위해 어설픈 말을 해 홍천의 지가가 상승하는 등 삼성의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엄기영 "최문순, MBC로부터 거액의 자문료, 차량 받았다" 거짓 폭로도

엄 후보의 '거짓 폭로'는 또 있다. 지난 18일 있었던 KBS의 후보 토론회에서 엄 후보가 "최문순 후보도 나와 마찬가지로 거액의 자문료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엄 후보의 이같은 말은 본인이 문화방송(MBC) 사장에서 물러난 뒤 MBC의 고문으로 거액의 자문료를 받아 왔다는 공격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나왔다.

최문순 후보가 사장 퇴임 후 MBC로부터 사무실과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미 지난 3월의 일이다. 우상호 강원도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런 주장을 제기한 바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 끝난 문제"라고 반박했다. 최 후보 측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엄 후보는 이광재 전 지사가 기소된 게 참여정부 때라면서 "정치탄압에 의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가 최 후보로부터 "이 전 지사가 기소된 것은 2009년으로 이명박 정부 때"라고 여러 차례 항의를 받았다.

엄기영 후보는 삼척원전 유치를 놓고 예비 후보 시절 "찬성"이라고 했다가 최근에는 "유치 활동 중단 촉구"로 말을 바꿔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엄 후보는 자신의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 엄기영 후보(오른쪽)과 최문순 후보. ⓒ뉴시스

이봉수 "중소기업 연수원 진해로 간 건 김태호 탓"…김학송 "김 전 지사 선출도 전에 착공했다"

김해을(乙) 선거도 만만치 않다. '거짓 폭로'로 처음 도마에 오른 것은 엉뚱하게도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이봉수 후보는 과거 민정당을 했던 사람으로 이 당, 저 당을 오락가락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곧 거짓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 원내대표는 17일 "(과거 민정당) 이종찬 의원과 가까웠던 사람이었는데라는 표현이었다"며 "이봉수 후보에게 사과한다"는 해명서를 냈다. 이봉수 선대위는 김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여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거짓 폭로'의 피해자인 이봉수 후보도 마찬가지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다. 중소기업 연수원이 문제였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TV토론에서 "김해 중소기업인들의 염원이었던 중소기업 연수원이 김태호 지사 재임시절에 김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모 의원의 지역구인 진해지역으로 유치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반박했다. 진해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의원은 "중소기업 연수원의 진해 유치는 지난 2001년 10월 확정돼 2003년 4월에 착공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는 본인의 의정활동의 성과"라고 발끈했다.

김태호 후보가 경남도지사에 선출된 것은 2004년 6월이다. 김 후보자 당선되기도 전에 중소기업 연수원은 공사에 들어갔는데, 이 후보가 이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김 의원은 "이봉수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밝혔고,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도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김태호 후보의 명예는 물론, 경남도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시킨 이봉수 후보는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색깔론 제기되는 순천 "김선동은 북한 김 씨 일가 가장 열렬히 옹호"

양상은 다소 다르지만 전남 순천 선거에서도 상호 비방은 과열되고 있다.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야권의 단일후보인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무소속의 김경재 후보는 "(김선동 후보는) 당내에서도 북한의 김 씨 일가를 가장 열렬히 옹호하는 이른바 자주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고 공격했고, 조순용 후보(무소속)도 "종북주의를 주장하는 민노당 후보를 내세운 야권연대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으로 야권연대를 비방하는 것은 야권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민심에 대한 배반"이라고 반발했다.

"거짓말, 색깔론은 명분은 물론 실리도 챙길 수 없다" 우려 나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적인 폭로전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정치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강원도, 김해, 순천 등의 비방전을 지적하며 "이런 거짓말들은 명분은 물론, 실리조차 챙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번 재보궐 선거의 의미마저 퇴색시킨다"고 말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특히 전남 순천의 무소속 후보들을 향해 "모든 색깔론은 민주세력과 우리 민주당의 정신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야권연대를 공고히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모든 선거진영은 네거티브 전략을 중단하고 당당한 논쟁으로 선거에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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