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국회 심의 일정 조정에 나섰다고 NHK가 17일 보도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이날 간부회동을 하고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공명당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올림픽에) 갈 건지 안 갈 건지 하는 것은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가능하면 갈 수 있도록 국회 운영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도 "갈 수 있게 된다면 가는 쪽이 좋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총리가 개회식에 참석할 것인가는 정부의 판단이지만 이웃나라에서 열리는 스포츠 제전에 가는 쪽이 좋지 않겠는가"라며 "국회일정으로 정부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NHK는 국회일정 상의 사정으로 아베 총리가 개회식 참석을 보류하는 일이 없도록 야당 측과 조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도 이날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일본 중의원 의장이 다음달 평창 동계올림픽 관전을 위해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시마 의장은 일본의 건국기념일 대체휴일(2월12일)을 포함해 사흘 연휴인 2월 10~12일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이 일정대로라면 그는 평창 올림픽 개회식(2월9일)은 참석하지 못하지만 여타 경기 관람은 가능하다.
그는 중의원의 초당파 의원단과 함께 방문해 '한일의회 미래대화'에서 한국 의원들과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오시마 의장과 일본 의원들의 평창 올림픽 참석 추진은, 평창행(行)에 부정적 입장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대조적이다.
아베 총리는 정기 국회 개최 기간과 평창 올림픽 개막식이 겹쳐 어떻게 할지를 추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비쳐왔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 참석 여부를 2015년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와 관련된 갈등·대립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본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16일 지면을 통해 "아이들이 토라진 것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하며 평창행을 망설이는 아베 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처럼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일본 정부 내에서도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하면서 한미일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 총리가 평창 올림픽의 개회식에 출석해야 한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여당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올림픽도, (일본의) 국회도 매우 중요한 정치과제이므로 잘 조정해서 모두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하며, 아베 총리가 평창에 가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평창 올림픽 참석을 둘러싸고 외교적인 기회와 국내 여론의 반발 사이에서 어려운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개회식에 출석하면 여론의 비판을 받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개회식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소개하며, 아베 총리의 평창행 여부에 대한 판단이 올림픽 개막식 직전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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