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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에서는 MB 비판 불가?

'고대녀' 김지윤 씨 "선배 대통령이라고 비판까지 막나"

지난해 촛불 집회 당시 일명 '고대녀'로 알려진 김지윤(25·사회학 4) 씨가 인터넷을 통해 고려대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학내 정치 활동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8일 김 씨는 '대학생 다함께'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고려대 당국이 환경 미화를 명분삼아 학생들의 현수막을 무단 철거하고 있는데, 지난 9일 학생 대표자들이 교육환경개선 요구안을 학생처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현수막을 철거한 진정한 이유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철거 이유는 바로 'MB 비판 때문'이었다는 것.

김 씨는 이어 "학생처는 학생 대표자들이 항의하자 게시를 허가하겠다고 하면서도, 현수막을 걸기 전에 사전 통보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내가 그 자리에서 현수막 게시를 통보하자 '내용이 뭐냐? 김지윤 학생이 거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고려대가 학생 활동에 대해 특정 학생을 겨냥한 사전 검열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대학생행동연대가 주최하는 토론회와 관련해 "학교가 '2MB불도저를 어떻게 멈출까-반MB 운동의 전략과 전술'이라는 토론회 홍보물을 게시할 경우 토론회 장소를 폐쇄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담당 교직원은 결국 '이 대통령을 비판하면 안 된다는 것은 학생들도 암암리에 알고 있지 않느냐'며 학교 당국의 진정한 속내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한 동아리가 주최한 진중권 씨의 강연회 역시 장소 담당 교수가 진 씨를 싫어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당일 장소가 폐쇄됐다"며 "고려대에서 이명박을 비판하는 토론회 장소를 빌리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고, 설사 빌리더라도 공개적 홍보를 거의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적 탄압 분위기에 편승해 'MB고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게시물을 부착하기 전에 그 내용부터 확인하는 등, 올해부터 갑자기 학생 자치 활동에 대한 검열이 심해졌다"며 "학교 당국은 고대 졸업생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데, 선배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응당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김지윤 씨를 비방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이번에는 김 씨를 상대로 맞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주 의원은 지난 11일 "김 씨가 지난해 6월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 의원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해 6월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고려대에 재학 중이던 김 씨를 두고 "고려대 학생이 아니다. 학교에서 제적당했고 민주노동당 당원이자 각종 선거에서 선거 운동을 한 정치인"이라고 주장했고, 김 씨는 이에 주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김지윤 씨는 "내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던 것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 있으면서 함부로 평범한 학생의 명예를 훼손하고 촛불 집회를 폄하한 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내가 굽히지 않는다고 주 의원이 거액의 맞고소를 한 것에 대해 적잖이 놀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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