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내가 대통령이라면 박근혜 부각시킬 것"

"한나라당은 '봉숭아 학당'? 서바이벌 게임장!"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이 "제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차기(대권 주자)를 언제든지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포함한 유력 차기 주자들을 적극 도와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간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파에 첨예하게 서 왔던 정 최고위원이다. 한나라당 내 '파워'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정 최고위원은 1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후 "박근혜 전 대표가 부상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더 빨리 온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게 얼마나 속 좁은 정치냐"며 "차기가 부각된다고 그래서 레임덕이 가속화 된다, 그러니 차기가 부각되면 안 된다, 이러다가 정권 재창출을 놓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은 6.29를 통해 노태우를 부각시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해서도 "레임덕은 불가피한 것이다. 저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대통령 됐더라도 레임덕 온다고 본다. 그런데 그걸 막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정권 재창출 놓친다, 참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오는 4.27재보선 전망과 관련해 "요새는 여론조사를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어렵다는 건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중앙)당의 지원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당의 지금 위치가 얼마나 지금 한심한 위치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 등을 후보들이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은 것.

정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지난 지방선거에 참패를 했고, 그 후에 우리가 득점은 안 하고 실점만 계속 해왔는데 그렇다면 내년 총선은 지난 지방선거보다 더 참패할 것은 분명하다"며 "한나라당이 (지도부 교체 이상의)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봉숭아 학당'? 서바이벌 게임장!"

출범한지 불과 9개월 남짓 된 당 지도부 교체 얘기가 나오는 게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 됐다.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 민본21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낯 뜨거워 자리를 지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도부를 대하는 시선은 차명진 정책위부의장이 최근 메일로 보낸 '차명진의 의정단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책위의장 대행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다들 최고위원회의를 '봉숭아학당'이라 하는데, 내가 보기엔 '서바이벌게임장'이다. 최후에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가 서로의 적이다.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편이 바뀐다. 각자의 무기는 말.

공식회의 시작 전부터 서로 툭툭 던지는 말에 날이 섰다.

"○○ 최고, 옷이 왜 그래? 다음 총선에 자신 없으니까 외모로 때우려고?"
"△△ 최고, 오늘은 동네 민원 좀 그만하지?"
"그러게. 최고위원이 무슨 도의원도 아닌데 말이야."

참 살벌하다.
나한테도 비수가 날아왔다.

"어? 차 의원, 몸싸움 잘 해서 최고위원 됐나?"
"그냥 오늘 하루만 '땜빵'으로 왔습니다. 다시 제 본분으로 돌아가야죠."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속으론 되뇐다.

"적어도 나는 다른 사람한테 상처 줘가며 권력 차지는 안 할랍니다."

정치가 참 무섭다.

국회의원 차명진(부천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