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대구경북(TK)지역의 민심도 이반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포항이 지역구인 이상득 의원이 "지금 대통령의 약점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대통령을 고향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이 대통령의) 피는 대구·경북"이라고 말했다.
대구, 경북 지역언론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8일 대구, 경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구·경북을 사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사안을) 대통령이 턱 하고 줄 수는 없다. 지도자가 조직을 자의로 흔들면 충성심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국정 운영이 어렵게 된다"고 이 대통령을 감쌌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대해서는 "신공항에 대해 (저는) 지금 할 이야기가 없다"며 "B/C(비용 대 편익)가 낮게 나왔는데 (신공항은) 오늘 할 수도, 내일 할 수도 있는 일로 정부는 욕을 먹더라도 옳다고 판단했으니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07년 몇천억원 수준이던 국고 지원이 올해 대구는 4조 원에 가깝고, 경북은 8조 원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대구경북권도 뛰어든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전에 대해선 "과학벨트는 과학자들이 제대로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누구나 자기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결정하면 따라가야지 어떻게 할 것이냐"고도 말했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저는 요새 참 불쌍하다. 엄청 괴롭게 살고 있다"면서 "(소망)교회에서도 조용히 지하로 가서 스크린을 보며 예배를 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대구, 경북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오히려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당시 "나도 영남출신 대통령이다"고 말한 바 있지만,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형님'인 이상득 의원이 현 정부의 최고 실세인데다가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 권재진 민정수석 등 당정청 주요 포스트에 TK출신이 대거 포진해 '지역 편중'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지만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TK정권이 아니라 PK(포항경북) 정권이다", "서울포항 정권이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이같은 상황에서 '형님'이 직접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 하지만 "돌아선 TK민심은 오히려 박근혜 쪽으로 쏠리고, 다른 지역의 반감만 사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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