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억만장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운동을 벌여 화제를 모아온 환경운동가 톰 스타이어가 민주당에 3000만 달러(약 32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타이어는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올해 11월 6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 탄핵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집권당은 4년 임기 중 집권 2년차에 중간선거로 중간평가를 받게된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미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을 새로 선출하게 된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이 239석을 차지하고 있고 민주당은 193석이며 3석은 현재 공석으로 2010년 이후 계속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에 충격받은 밀레니얼 유권자 집중 공략"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으로서는 이번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 측근들은 현재 집권 과정에서 적국인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이를 조사하려는 FBI국장을 경질해 사법방해 혐의를 받아 결국 특검의 수사를 받는 등 트럼프의 탄핵 사유는 즐비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당이 하원 다수당이 아니면 탄핵 절차를 시작할 수 없다. 하원 법사위원회가 탄핵 조사를 실시하고, 탄핵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면 탄핵 결의안은 하원 전체 표결에 들어가 과반수 동의로 탄핵 소추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중 결론이 나올 전망인 특검수사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트럼프는 오히려 2020년 재선의 발판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모두 자신에 대한 심판대가 될 중간 선거와 연결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반대로 만일 중간선거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복귀하면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뿐 아니라, 국제사회까지 큰 변화를 몰고올 최대 이변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타이어는 중간선거에 캘리포니아 주 상원이나 주지사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에 대해 "이번 중간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스타이어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 대한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으로 나섰고, 2014년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 최대 기부자로 꼽혔다. 그가 이끄는 시민단체 '넥스트젠 아메리카'는 민주당에 당시 7400만 달러, 그리고 2016년 대선에는 87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나 그의 기부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지하는 젊은층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스타이어는 이번에는 전략을 바꾸었다.
그는 "트럼프을 축출하기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면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모든 이슈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이어는"1년 전에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어떤 행동을 할지 몰랐다"면서 "이제 입헌 민주주의를 준수하지 않는 자가 백악관에서 바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트럼프의 탄핵이 불가피한 이유를 역설했다.
스타이어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지원하는 전략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의 선거 지원 캠페인이 목표로 삼은 유권자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로, 이들은 올해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에서 인구학적으로 최대 유권자층을 형성하는 세대다.
스타이어는 "이들 세대는 매우 진보적이며 어느 때보다 열정에 가득차 있다"면서 "최대 유권자 집단으로서 선거 결과를 좌우할 힘이 있으며, 그들은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일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중적으로 지원할 선거구도 적시했다. 스타이어는 플로리다, 버지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 뉴햄프셔, 애리조나의 하원·상원의원과 주지사에 도전할 민주당 후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타이어는 하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할 것을 압박하기 위해, 트럼프 백악관의 막전막후를 폭로한 마이클 울프의 신간 <화염과 분노>를 의원들에게 보내는 운동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