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신공항 포기 선언, 중앙정부의 폭력이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신공항 포기 선언, 중앙정부의 폭력이다

[기고] 입지평가? 수도권 중심·교통만 아는 사람들 평가

동남권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정부의 입지 평가 결과 발표가 3월 30일 공개됐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대상으로 입지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서 공항건설의 적합성 기준인 50점을 넘지 못해 두 곳 모두 탈락하였다고 발표했다.

탈락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성 분야는 40점(전체 40%)인데 이 중 밀양은 12.2점, 가덕도는 12.5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또 다른 입지선정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라, 김해공항을 2025년까지 계속 사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 대하여 영남권 지자체와 주민들, 국민들은 사실상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중앙정부가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건설 자체를 백지화 하는 것은 지방정부에 대한 폭력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 필요성은 영남권의 교통문제 해결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과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영남권의 교통문제 해결은 1990년대부터 논의되어 오던 중요한 지역 문제였다. 김해공항은 1999년부터 2005년 사이에 두 차례나 확장하였으나 한계가 있었고, 지난 정부는 신규 부지를 선정하여 동남권의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현재 진행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에 대한 입지선정 절차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라는 전체적인 계획의 차원에서 볼 때 2단계인 '입지선정절차'에 불과하다. 2단계 입지선정절차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2단계 입지선정절차를 다시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밀양과 가덕도에 대한 입지선정 결과가 부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1단계의 결론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강제로 이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은 1차 단계의 중요한 주제였던 영남권 교통문제 해결과 국가균형발전의 차원에서 볼 때 여전히 중요한 과제며, 밀양과 가덕도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국가적인 과제의 해결을 포기한다는 것은 중앙정부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배제, 민주적 문제 해결을 포기한 행위

2010년 7월 14일 국토해양부는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 5개 시·도 담당국장들을 불러 입지평가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통하여 신공항 입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정부의 방침을 전달했다.

입지평가위원은 대한교통학회 등 교통관련 전문가단체로부터 추천 받은 민간 전문가들 중에서 선정 되었으며, 선정된 평가위원의 명단은 철저히 비공개되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는 불공정 시비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영남권 출신인사를 배제하고 지자체 관계자와 해외전문가도 평기위원에서 배제하였다. 결국 평가위원은 수도권 중심으로 이해기반을 가진, 교통에 대해서만 잘 아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위원 구성과 절차가 공정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첫째로 관련 지자체 인사의 배제는 지방의 세밀한 문제와 과제를 듣고 평가에 반영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부는 불공정 시비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오히려 불공정을 막으려면, 해당지역 지자체 관련자 및 지자체 관련자들을 공평하게 참여시켰어야 했다.

둘째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영남권의 교통문제 해결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과제의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번 입지선정 평가항목을 보면 이러한 국가 과제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은 없었다. 평가 항목은 크게 공항운영(30점), 경제성(40점), 사회·환경(30점)이었다. 이러한 평가 항목을 중앙정부는 지자체와 한마디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했고, 후보지 모두 평가점수기준(50점)에 미달되었으니 신공항 건설은 없는 것으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참고: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 평가기준 ⓒ프레시안

지방자치단체들의 참여를 통한 입지선정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 후보 시절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대선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발표를 미루면서 지금까지 왔고 결국 사업포기 선언을 한 셈이 되었다.

▲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사회갈등연구소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져야 하는 국정 수반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철차 전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입지선정절차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다시 진행하기를 바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