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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신공항·4대강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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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신공항·4대강의 공통점은?

[김종배의 it] '신공항 백지화' 추진하는 靑의 속내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세종시 수정안에 이어 신공항 백지화를 추진하는 청와대의 속내를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건 안다. 세종시와 신공항 모두 정치적으론 득 될 게 없다. 오히려 밥상 차려준다.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켜줄 뿐이다. 박 전 대표의 영남 지지기반을 강화시켜주고, 타 지역으로의 세력 확장 여지를 넓혀줄 뿐이다.

그래서 더욱 모르겠다. 정치적 측면만 놓고 보면 자충수를 넘어 자멸수에 가까운데도 굳이 추진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의 이익' 차원에서 해석한다. 수도권 대 지방의 대립구도를 형성해 수도권 기반의 친이계에 정치적 이익을 안겨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세종시야 정부기관 이전을 막아 직접적인 이익을 안겨준다 해도 신공항은 그렇지 않다. 수도권 시민이 좋아할 만큼의 직접적 이익이 없다. 더불어 수도권 민심을 친이계로 잇기에는 무리다. 신공항을 백지화하면 결과적으로 인천공항의 위상이 더 강화되니까 수도권에 좋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렇게 보기엔 영종도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다른 일각에선 '탈색' 차원에서 해석한다. 세종시와 신공항 모두 참여정부 때 기획되거나 결정된 것인 점을 들어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의 색깔을 빼려는 차원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이 또한 설득력이 없다. 그렇게 이해하기엔 이명박 정부가 치러야 할 정치적 비용이 너무 크다. 참여정부의 색깔을 빼려다가 이명박 정부의 힘만 빼는 결과만 얻을 뿐이다.

▲ ⓒ청와대

아무리 살펴도 정치적 독해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어떨까? 달리 방법이 없다면 그냥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까? 정치논리는 배제하고 오로지 경제논리로만 접근한다는 청와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까?

이렇게 이해하면 편하다. 최소한 일관성은 확인할 수 있으니까 뇌 노동량을 줄일 수 있다. 세종시나 신공항 모두 경제적 실익이 떨어진다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논리였으니까 정책 결정의 일관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확장할 수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국책사업, 즉 4대강 사업을 이해할 실마리도 얻을 수 있다. 청와대는 이 사업에 대해서도 경제논리를 편 바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해하는 건 정책결정의 동기이지 정책 자체의 타당성이 아니다. 이건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

단적인 예가 4대강 사업이다. 상당수가 합창하지 않는가. 4대강 사업만큼은 경제적 효과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지도 않고, 4대강 살리기 사업비용이 지역 경제에 환류 되는 것도 아니라고, 오히려 환경과 생태만 파괴할 뿐이라고 주장하지 않는가.

신공항도 그렇다. 밀양과 가덕도 두 후보 입지의 경제성에 대한 청와대의 평가는 그렇다쳐도 그 뒤에 나오는 얘기는 이해하기 힘들다.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검토한다고 하지만 그 비용이 신공항 건설비용에 맞먹거나 오히려 많다는 주장이 나온다. TK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과학벨트 일부를 TK지역에 떼주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지만 이는 과학벨트 조성사업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태가 이렇다. 청와대의 경제논리가 정책결정의 동기를 살피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지는 모르지만 정책 자체의 타당성을 재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다른 점이 부각된다. 청와대의 경제논리를 주되게 살필수록 청와대의 '과속'이 부각된다.

청와대가 오로지 경제논리로 국책사업을 결정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자신의 경제논리를 공론의 장에 올려 검증을 받아야 하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청와대가 정말 다른 배경을 깔지 않고 경제적 효용의 관점에서만 국책사업을 결정한다면 과정의 경제성까지 구현해야 한다.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차단하고, 과도한 국론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제논리를 '옳다'고 전제해 놓고 동의가 아니라 수용을 요구한다. 홀로 내달리는 것이다.

세종시와 신공항, 그리고 4대강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또 하나의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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