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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필패"…한나라당이 패닉 상태라는데

[김종배의 it] 이래저래 시선은 다시 '박근혜'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단다. <중앙일보>가 한나라당 지역구 의원 122명에게 물어본 결과 내년 총선에서 129석 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한단다. 탄핵 역풍으로 121석을 건진 데 그친 2004년 총선 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한숨짓는단다. 그렇게 과반 의석이 무너지면서 여소야대 국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본단다. "청와대가 발표하는 50% 안팎의 대통령 지지율은 허구이고 거품"이라며 "우리가 체감하는 민심은 정말 좋지 않다"고 푸념한단다.

어떨까?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런 한탄은 엄살일까, 고백일까? 동정을 유도하기 위한 읍소 전략일까, 아니면 바닥 표심을 가감 없이 반영한 현실 진단일까?

후자에 가깝다. 지난해 치러진 6.2지방선거 결과를 떠올리면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전망이다. 그 때도 한나라당이 참패했으니까. 한나라당 의원들이 바닥 표심이 좋지 않은 이유로 꼽은 항목이 물가-서민경제 침체-구제역-전월세난 순인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물가가 치솟고, 구제역 사태가 발생하고, 전월세난이 본격화한 시점은 6.2지방선거 이후이니까. 여건이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졌다고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기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한탄을 마냥 엄살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른다. 변수는 남아있다. 대표적인 게 박근혜다.

2004년 총선 때 그랬다.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을 때 백마 타고 온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였다. 그가 전국을 돌며 읍소하는 바람에 121석이나 건져냈다. 내년 총선에서도 그가 뛰면 어찌 될지 모른다. 탄핵 역풍이 열린우리당 지지로 이어졌던 환경에서도 121석이나 건져냈으니,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지금 환경에선 더 많은 의석을 얻어낼지 모른다. 129석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낼지 모른다.

물론 단서가 있다. 2004년에 한나라당이 그랬던 것처럼 내년에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비상대권'을 넘겨야 한다는 단서다. 당 지배력을 고스란히 그에게 헌상해야 한다는 단서다. 하지만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이 같은 단서엔 전제가 깔려있다. 친이계가 궤멸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는 전제, 친이계가 자파 인물을 통한 정권 재창출을 포기해야 한다는 전제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박근혜 대세론에 제 운명을 맡겨야 한다는 전제다. 하지만 가능하지 않다. 이런 전제는 실현되지 않는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다. 승자독식의 살벌함이 지배하는 게 권력 판이다. 이런 권력 판에서 양보는 곧 자멸을 의미한다. 친이와 친박의 '구원'을 염두에 두면 더더욱 그렇다. 어차피 정치적으로 사멸하긴 매한가지라면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게 낫다. '이래도 피박, 저래도 피박'이라면 끝까지 가보는 게 낫다.

이렇게 보면 박근혜 변수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정반대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공천과정에서 친이와 친박이 다시 싸우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다. 친이는 생존을 위해, 친박은 대선 발판 마련을 위해 필사적으로 세를 확장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공천 갈등이 2008년에 맞먹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내달리지는 말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망하는 총선 결과가 대선 결과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정반대일 수 있다. 총선 패배가 한나라당에게 약이 되는 반면 야당에 독이 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패배가 단결을 낳는 반면 승리가 분열을 낳을 수 있다. 패배가 청소로 이어지는 반면 승리가 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 하나 있다. 요지부동의 상수다. 총선은 정당 투표이지만 대선은 인물 투표다.

▲ ⓒ뉴시스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 (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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