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만 두면 이제 문 닫아야 해요. 방법이 없니더."
진한 안동 사투리 속에 가업을 더 이상 잇지 못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 있다.
1940년대에 창업해 2대째 가업으로 사진관을 이어오고 있는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리의 '뉴-문화사장' 한문현(70) 대표의 토로다.
경상북도는 이처럼 잊혀져가는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오래된 점포)의 역사를 보존하고 가치를 기록하기 위해 경북의 노포 20곳을 발굴, '노포, 사람을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스토리텔링북을 제작했다.
책에는 1949년에 창업해 2대째 열쇠집을 운영 중인 죽도열쇠(포항, 고윤기 대표)를 비롯해 79세의 이발사가 지키고 있는 현대이발관(문경, 박용덕 대표),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성주지업사(성주, 정원철 대표) 등 20개 업체의 사연과 창업주의 삶이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담겨 있다.
경북도는 지역 곳곳에 숨은 노포를 찾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자료수집을 시작해 현장조사 등을 거쳐 다양한 업종의 노포를 책에 담았다.
경북도는 이 책을 도내 도서관과 박물관을 포함해 전국 국공립도서관 등에 배포해 지역 노포에 대한 기록을 소개할 계획이다.
또 e북으로 제작해 향토뿌리기업 홈페이지(gbnc.co.kr)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도는 지난해 11월 '경북 청년 노포기업 지원단'을 발족해 본격적인 노포기업 지원에 나섰다.
청년 디자이너로 구성된 노포기업 지원단은 노포기업을 찾아다니며 맞춤형 디자인 서비스를 지원, 대를 이어온 장수점포들이 가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남일 경상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급변하는 시대에 묵묵히 역사를 이어온 노포기업을 이제는 우리가 다시 찾아주어야 100년 장수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북도와 시군이 함께 행정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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