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4.29재보선 김해을 지역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시민사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깨면서까지 "김해을 지역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취임식을 마친지 나흘만인 2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본격적인 '국회의원 만들기' 행보에 나섰다. 유 대표는 취임 연설을 통해 "4월 27일 국민참여당은 국회의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유 대표는 이날 신임 당직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계신 곳인데 노 전 대통령의 명예에 먹칠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야권) 모두 단결해서 좋은 성과를 내라"고 화답했다.
권 여사 예방에 앞서 유 대표는 야권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국민참여당의 입장은 김해을에서 꼭 이기는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봉수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받아들였는데, 참여당만 '중재안 거부'
자신만만한 유 대표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시민단체가 제시하고 민주당은 받아들인 중재안과 관련해 판단을 보류한 채 민주당과 '단일화 룰'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민단체 중재안은 참여경선(선거인단) 50%, 여론조사 50%을 반영하는 것이며,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00% 여론조사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천호선 국민참여당 협상대표는 이날 국민참여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민주당의 방안은 당에 의해 동원된 사람의 숫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방안"이라며 "또한 정당과 정당간의 경쟁일 때 상대 정당 내에서의 돈선거나 편법 또는 불법한 동원방식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결국 동원경선방식은 돈선거나 불법선거를 조장하거나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 협상대표는 "시민단체가 내놓은 중재안은 많은 우려는 자아낸다"며 "순천에서는 민주노동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안을, 분당을 강원은 민주당에게 무조건 후보를 내주는 방안을, 김해을은 경쟁의 방식을 그것도 참여당이 분명히 반대하는 방안을 압도적으로 반영한 안을 내놓은 것은 전체적으로 균형과 공정을 잃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천 협상대표는 "우리당의 신임 지도부가 시민단체의 중재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금 실현가능하고 바람직한 국민참여경선방안은 있는지, 앞으로 협상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를 심사숙고 중이다. 시민단체도 중재안을 신중하게 재검토하고 각 정당도 다시 큰 안목에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중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했다.
한편 시민단체 중재안과 관련해 국민참여당과 함께 반대 입장을 표했던 진보신당은 이날 공식 입장을 밝히며 "진보신당은 추후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전제 하에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조건부 수용' 입장을 보였다. 결국 야3당이 중재안을 사실상 수용한 상황에서 국민참여당만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봉수 후보가 다른 야당 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유시민 대표가 '여론조사 100%'라는 경선 룰을 관철시키기 위해 손학규 대표 등 다른 야당 지도부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당 일각에서는 "결국 민주당과 '당대 당'으로 협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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