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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김과 '다스'가 거래를?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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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김과 '다스'가 거래를? 그렇다면…

[김종배의 it] '남는 장사' 한 에리카 김, MB는 무얼 챙겼을까?

에리카 김 씨는 호박을 넝쿨째 챙겼다. 허위사실 유포 혐의는 '공소권 없음' 결정을, 옵셔널 벤처스 횡령 혐의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자유를 챙겼다. 이처럼 '앓던 이'를 빼낸 것만으로도 날아갈 것 같은데 '금니'까지 선물로 받을 판이니 어찌 복에 겹지 않겠는가.

'한겨레21'에 이어 오늘 '한겨레'가 추가 보도했다. 에리카 김 씨 남매가 (주)다스와 합의를 보기 일보직전이란다. 다스가 BBK에 대한 투자금 190억 원 가운데 돌려받지 못한 140억 원을 돌려달라며 김씨 남매를 상대로 낸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데 지난해 말 모종의 합의에 다다랐단다. 에리카 김 씨의 동생 김경준 씨가 지난해 11월 8일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이고, 그가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는 서면 의견서를 미국 법원에 낸 지 열흘 만에 양측이 합의에 다다랐단다. 이를 놓고 옵셔널 벤처스(BBK의 후신) 측에서는 미국에 1000만 달러, 스위스에 2000만 달러로 나눠 보관돼 있는 김씨 남매의 재산을 양측이 나눠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단다. 옵셔널 벤처스 측이 김씨 남매가 횡령한 371억 원을 돌려달라며 미국 법원에 낸 소송에서 질 경우 전 재산이 날아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타협을 모색하고 있단다. 이것이 에리카 김 씨의 귀국 배경일 수도 있단다.

▲ 에리카 김. ⓒ연합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에리카 김 씨는 한 손엔 자유를, 다른 한 손엔 거금을 거머쥔다. 밑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남기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그럼 뭘까? 에리카 김 씨가 호박을 넝쿨째 챙기는 동안 상대방은 뭘 챙기는 걸까? 등가교환 원칙에 따르면 상대방도 에리카 김 씨에 버금가는 이익을 챙겨야 한다. 그것이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상응하는 규모의 이익을 에리카 김 씨로부터 끌어내야 한다.

관련해서 나온 뉴스는 두 가지다. 에리카 김 씨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 실소유주'라는 2007년 발언은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는 뉴스, 그리고 2007년 대선 직전에 통합민주당 관계자가 찾아와 '귀국해서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자신이 거절했다고 진술했다는 뉴스다. 이 뉴스에 따르면 이익 향유자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정치공작의 피해자'가 될 뻔 했다는 점까지 부각되기 때문이다.

새롭지 않고 놀랍지 않은 뉴스다. 에리카 김 씨가 귀국하는 순간부터 제기됐던 시나리오였으니까. 새롭고 놀랍고, 나아가 의아한 건 따로 있다.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이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이익 향유자와 거래 당사자가 일치하지 않는다. 에리카 김 씨의 귀국 배경에 다스와의 '거래'가 있다면 그렇다.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상은 씨와 작고한 처남 고 김재정 씨가 실소유주로 돼 있는, 형식상 이명박 대통령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회사다. 이런 회사가 에리카 김 씨와 거래를 하고, 에리카 김 씨는 그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다?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

다스에 초점을 맞춰도 어색하다. 다스가 140억 원을 챙기는 대가로 '자유'를 부여했다는 게 어색하다. 일개 회사가 검찰을 움직일 만큼 힘이 있다고 보는 게 어불성설이니까. 에리카 김 씨에 초점을 맞춰도 어색하다. 에리카 김 씨가 다스와 거래를 통해 재산 일부를 챙기는 대가로 이명박 대통령 관련 진술을 했다는 게 어색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다스는 형식상 아무 관련이 없으니까.

그럼 이런 걸까? 이중 거래를 한 걸까? 에리카 김 씨가 이명박 정권과는 '자유'를 놓고 거래를, 다스와는 '금전'을 놓고 거래를 한 것일까? 이렇게 보기도 어렵다. 전후 사정을 보면 최소한 '자유'를 걸고 거래를 할 절박한 사정이 에리카 김 씨에게는 없었다. 허위사실 유포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횡령 혐의 또한 2013년 4월까지만 버티면 공소시효가 만료되기에 굳이 귀국해 진술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멈추자. 확증이 없는 상태에서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는 건 '오버'다. 다만 한 가지 사실만 환기하고 넘어가자.

'한겨레'의 보도가 맞다면, 실제로 다스와 김씨 남매가 금전 거래를 한다면 케케묵은 의혹이 재부상한다. 다스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가 의혹 대상으로 떠오르고, 도곡동 땅과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 또한 의혹 대상으로 떠오른다.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일부가 다스로 흘러갔고, 다스의 자금이 BBK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 (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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