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정유 제품을 전달한 선박을 적발해 조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29일 "여수항에 입항해 정유 제품을 환적하고 출항했던 홍콩 선적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lighthouse winmore, 이하 윈모어) 호가 10월 19일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삼정2호에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정유 제품을 이전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윈모어 호가 11월 24일 여수항에 다시 입항했을 때 조사를 실시했는데, 해당 선박은 10월 11일 여수항에 입항해 일본산 정유 제품을 적재하고 10월 15일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후 용선주(실제 배를 운용하는 측)로부터 지시를 받아 10월 19일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삼정(Sam jong) 2호에 정유 제품 600만 톤을 선박 간 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 따르면 윈모어호는 대만 소재 기업인 빌리언스벙커(Billions bunker)그룹이 임대해 사용하는 중이었으며, 지난 10월 11일 여수항에 들어와 정유 제품을 싣고 목적지인 대만으로 출항했다.
그러나 해당 선박은 대만으로 가지 않고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1척을 포함한 총 4척의 선박에 정유 제품을 이전했다. 이에 11월 24일 이 선박이 다시 여수항에 들어왔을 때 정부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나포 및 검색을 실시했다.
이 당국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채택했는데, 이 결의의 9항에 결의상 금지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회원국은 자국 항구에 입항한 해당 선박을 나포‧검색‧동결‧억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이 조항에 근거해 정부는 윈모어호에 대해 나포 및 검색, 동결, 억류 조치하고 결과를 안보리에 보고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례는 북한이 불법 네트워크를 이용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교묘하게 우회한 대표적 사례"라면서 "정보 입수 및 평가 조사 실시, 관련 내용 공유 등 전 과정에서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최근 이와 유사한 정유제품 밀거래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그는 28일(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에 북한 선박들이 지난 10월 이후 서해 공해 상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중국 국적 추적 선박들로부터 유류 등을 넘겨받는 밀수 현장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됐다는 보도와 관련,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며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면 북한 문제에 대한 우호적인 해결책은 결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현지 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안보리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인이 이런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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