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사고에서 불이 급속하게 번지게 된 원인으로 건물의 '필로티 구조'와 스티로폼 양쪽에 시멘트를 덧칠한 단열재인 '드라이비트'가 지목되고 있다.
장상만 공주대 교수(한국방재학회장 역임)는 23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필로티 구조가 2층으로 바로 불이 올라가는 통로 역할을 했다"며 "또한 무엇보다 비용절감 때문에 사용된 드라이비트라가 문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이번 화재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이번 화재는 필로티 구조 건물 1층 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2층으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피해를 키웠다.
정 교수는 "필로티 구조의 경우, 아랫부분이 넓은 구조로 돼 있다"며 "(그런 구조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좁은 구조로 되니까 불이 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위층으로) 진입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단 불이 나면 공기는 아래쪽에서 위로 가게 되기에, 매연과 가스, 그리고 화염과 연기 등도 위쪽으로 가게 되는데,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의 이동속도는 더욱 빠르다는 것.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번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는 드라이비트를 지목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비용절감 때문에 드라이비트라는 걸 계속 써왔다"며 "이 부분은 대형 건물 화재에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방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건물 6∼8층의 경우,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아 연기와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사망자가 많이 없었던 3∼5층은 상대적으로 가연성 물질이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2010년 10월 부산 해운대 아파트, 2015년 1월 의정부 아파트, 또한 세계적으로는 2017년 런던 아파트 화재 때도 이렇게 (드라이비트가) 문제됐지만 여기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지 않다고 본다"며 "대책이 2015년 이후의 건물, 6층짜리 이상 건물에 (못하도록)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하지만 그 이전(2105년)에 있는 부분 관련,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마감재에 대한, 그리고 이런 마감재를 사용한 건물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의정부 화재 이후 소방규정을 강화해 지난 2015년 10월부터 6층 이상 건물에 대해 불연성 마감재 사용을 의무화했지만,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은 해당 조치 이전에 건축돼 이 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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