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건 '통합 찬반 전당원투표'를 제안한 데 대해 당내 호남 중진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도 격론이 예고됐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마디로 당원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통합 추진을 위한 모든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당을 반으로 갈라놓고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전당원 투표를 즉각 중단하라"고 그는 요구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는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동안 수없이 거짓말을 하고, 통합 관련 여론조사도 당내 측근을 통한 비밀조사를 하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만나 통합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하더니 결국 만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지도자가 국민과 당원, 그리고 소속 의원들에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힐난했다.
박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전당원투표를 하자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정당의 당헌당규에 당의 합당 및 해산 결정은 전당대회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압도적 다수의 찬성이 있을 때에만 당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이고 그것이 정치의 ABC"라고 했다.
그는 특히 "호남 중진들의 거취 운운하는 것도 결국은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는 말"이라며 "내 생각과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사당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려는 통합 반대 노력을 구태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고 가증스러운 발상"이라고 부연했다.
통합파와 반통합파 사이에서 중재역을 자임해 온 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일부 중진들도 안 대표의 긴급 회견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 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을 투표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의총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2시, 통합 반대파 및 중재파 의원들의 요구로 의원총회를 연다. 당에서는 공개발언 없이 전체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반통합파 등은 공개 발언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의장은 "공개 의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