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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는 어떻게 만드는가?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3> "기업은 곧 사람이다"

K사장님!

기업은 사람이라고 흔히들 이야기 합니다. 고 이병철 회장은 "나의 인생은 한마디로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에 골몰하는 것이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말은 최고경영자의 사명을 참으로 적절하게 압축해서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업을 찾는 일과 인재를 키우는 일은 최고경영자 직무기술서의 1,2위에 올려놓아야 할 중차대한 사명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사업을 찾는 일은 열심히 하지만 사람을 육성하는 일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기업들은 사람을 키우는 일보다 내쫒는 일에 몰두해 왔습니다.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몰았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우리 기업이 그동안 자선사업을 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을 그렇게 줄이고도 회사가 돌아간다면 그 동안 그 회사는 없어도 될 사람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보살펴 주고 있었던가 하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인적자원 전략의 기본은 '소수정예의 원칙'입니다. 소수정예라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뉘앙스는 정예 인력이면 소수로도 충분하다는 뜻도 되겠고, 그러니 소수를 정예로 키우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정예의 원칙을 지키려면 첫째, 자질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영자 중에는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신입사원 면접 시에 관상 보는 무속인을 배석케 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런 비과학적인 방법보다는 잭 웰치처럼 엄격한 면접 기준을 세우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잭 웰치는 고용심사기준으로 1)도덕성 2)지적 능력 3)성숙성을 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적 능력은 학벌과는 다른 지적 호기심을 말합니다. 학벌이 곧 지적 호기심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제가 아는 최고경영자 한 분은 신입사원 면접 때 학력 제한 제도를 철폐하고 일에 대한 관심을 기준으로 사람을 뽑아서 크게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습니다.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일에 대한 열정도 크더라는 거죠.

소수 정예의 인력을 갖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교육입니다. 자질 좋은 사람을 뽑은 다음에는 그 자질을 끊임없이 육성해야 합니다. 요즘 같이 정보화 혁명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시기에는 교육만이 그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면 교육 예산부터 삭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인재 양성에 관한 관심의 정도가 그것밖에 안되는 거죠.

세 번째는 좋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평가가 있어야 기업의 구성원들도 스스로를 교육하려는 자세를 갖게 됩니다. 일본의 어느 회사는 일년에 한번씩 사장이 전 중간간부들을 불시에 소집해 하루 종일 시험을 치르게 한다고 합니다. 시험 내용은 경영 전반에 관한 지식은 물론 업계 동향에서 국제 정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망라한다는군요. 그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임원을 발탁하고 사장감을 골라낸다고 하니 중간 간부들로서는 일년 내내 긴장하고 공부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이 회사는 또 중간 간부들에 대해선 계속 보직 순환을 시키는데 6개월 이상 한자리에 두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한자리에 오래 있게 되면 생기게 마련인 매너리즘과 부패 현상을 원천 봉쇄하자는 것과 경영자가 될 사람은 모든 분야의 업무를 다 경험해봐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교육적 분위기가 그 기업을 100년 동안 100대 기업에서 단 한번도 탈락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합니다.

소수 정예로 가는 마지막 조건은 동기 부여입니다. 능력이 있고 높은 실적을 올리는 사원은 적절한 보상을 해주어야 더욱 노력하게 됩니다. 그 보상에는 금전적 보상은 물론 승진, 격려, 교육 기회 등도 포함되어야겠지요.

<포츈>지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1위에 수차례 선정된 바 있는 초우량기업 컨테이너 스토어사는 "한 사람의 훌륭한 일꾼이 세 사람 몫을 한다(one great person equals three good people)"는 원칙 하에 실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최고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며 동종업계 평균보다 10배 이상의 교육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결국 자질 있는 사람을 뽑아서 잘 교육시키고 끊임없이 평가하며 동기 부여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며 그것이야말로 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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