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과 부사장이 공석인 강원랜드의 임원들이 불과 1개월여의 경영 공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함승희 사장과 김모 부사장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자 장학도 기획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남은 임원들과 경영공백을 보충하는 상황이다.
강원랜드노동조합은 지난달 채용비리 문제로 만신창이가 된 회사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함 전 사장 시절에 연임된 임원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감사실장에 이어 임기가 남은 카지노 본부장은 곧장 퇴임했다.
이런 상황에 강원랜드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리조트의 분위기 고조를 위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비롯한 각종 시설들을 리조트 업계에서 가장 늦게 설치하는 바람에 고객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
보통 리조트 업계와 유통업계는 11월 말까지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설치하지만 강원랜드는 지난 12일 설치를 마쳤다.
특히 이달 말 카지노 영업 재허가를 앞두고 담당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테이블과 슬롯머신 등 카지노 영업시설 감축에 영업시간 단축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회사인 하이원추추파크 긴급 운영자금 지원문제, 출자회사로 역시 파산위기에 처한 동강시스타 문제, 태백 치매센터 설립 문제 등은 새로운 경영진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오는 21일 제9대 신임 사장과 부사장이 강원랜드 임시주총을 통해 취임할 예정이지만 전임 부사장의 관사에 있는 가재도구들이 15일 현재까지 정리되지 못하는 바람에 관련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부사장 관사는 오는 20일 비우기로 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관련 임원들은 매일 오전 일찍부터 간부회의를 주재하거나 중앙부처 및 관련기관 등을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경영공백을 메울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고 못한다는 지적이다.
프레시안 취재진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기획본부장에게 관련 사안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14일과 15일에 걸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회의와 출장을 이유로 연락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20일 전임 부사장은 지역에서 받은 각종 감사패와 기념사진 등을 강원랜드 행정동 지하쓰레기장에 버리고 떠난 현장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지역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당시 강원랜드 행정동 지하쓰레기장에는 강원랜드복지재단 이사장과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노인회, 축제단체 등에서 받은 감사패와 기념사진 등이 일반 쓰레기 속에 버려져 있었다.
정해룡 사북번영회장은 “지역사회단체가 준 감사패를 팽개치고 떠났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며 “지역에 애정이 없는 낙하산 인사의 전형으로 지역과 소통을 못하고 실망과 분노를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오는 21일 신임 경영진이 취임하지만 전임 부사장이 관사를 비우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기획본부장은 업무가 바빠 통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부사장은 “관사 문제는 회사와 노동조합의 양해를 구했다”며 “정도경영을 위해 3년간 열심히 노력했는데 감사패와 사진이 버려진 것은 (본인이)제대로 챙기지 못해 생긴 불찰로 할 말이 없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