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후보자는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해명하며 '다운 계약서' 의혹이 불거진 다른 청문 대상자와 마찬가지로 "친구가 사정이 있어서 매입하게 됐다"거나,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을) 이번에 알게 됐다", "세금 문제는 법무사 등이 맡았다"고 해명 하는 등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2001년에 매입한 지 불과 46일 만에 팔았던 목동 아파트였다. 백 후보자는 "친구가 사정이 있어서 싸게 사서 산 가격으로 다시 팔았다"고 해명했지만 곽정숙 의원은 "(5억 원짜리 집을)3억 8000에 사서 3억 8000에 팔았다고 한 것은 거래가 허위 신고"라며 "실제로 1억 8400만원에 샀는데 3억 8000만원에 팔았으면 분명히 탈세 의혹이 불거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후보자는 이같은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 "이번에 알게 됐다. 매매 계약을 하고 모든 세금 납부는 법무사들이 해주기 때문에 해당 세금은 내고, 그걸로 모든 게 해결된 줄 알았다"고 해명하며 "부적절한 것이 있으면 사과하겠지만 법에 어긋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를 한 한나라당 여성 의원이 감싸고 있다 ⓒ연합 |
"현 거주 아파트 시세 얼마인가"라고 묻자 "조금 더 됐으면 하는 바람"
백 후보자의 '재테크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전세로 살던 99년 재개발을 앞둔 용산구 이촌동의 복지아파트를 구입했지만 당시에는 거주하지 않고 2007년에야 입주했다.
이 사이에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살던 2001년, 목동에 아파트를 매입한 뒤 46일만에 되팔아 2억 여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에 따르면 이 아파트 현 시세는 5억원 가량이다.
같은 해 동작구 상도동에서 역시 재개발을 앞둔 다세대 주택을 구입했고 비과세가 보장되는 거주 기간인 2006년까지 산 후 4억 5000만원에 되팔아 역시 시세차익을 거뒀다. 그 이후에야 용산에 사두었던 재개발된 아파트에 입주해 현재 거주하고 있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로빌 아파트로 기준 싯가가 8억 6200만원이다"고 말을 꺼내자 백 후보자는 "그것은 기준 싯가고 시세는 물어보지 않았다. (싯가가) 조금 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하는 등 '재태크'에 대한 철학을 숨기지 않았다.
또 백 후보자는 2005년부터 봉천동에 오피스텔 1채를 사들여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고, 2006년에는 제주도의 수익형 호텔 분양권을 구입했다가 2년 후인 지난해 매도했다.
이에 곽정숙 의원은 "부동산 투기 열풍에 편승해 적지 않은 시세 차익을 누리면서 세금을 합법적으로 회피하는 약삭빠른 행태"라며 "국민들은 내집 마련을 하기 위해 1억원을 모으려면 10년이 걸리는데, 서민들에게 힘겨운 마음을 주는 사람으로써 고위 공직자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느냐"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해당분야의 문외한인 백희영 후보자에게 전문분야가 따로 있었음이 밝혀졌다"며 "1기 내각 강부자, 2기 고소영 인사들의 5종 비리세트가 무색할 정도다. 이쯤 되면 1기 내각에서 낙마한 이춘호, 박은경씨만 억울한 것 아닌가"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현역 대상 확정 한달 반만에 '정신질환 확진'?
병역 면제 의혹도 제기됐다. 백 후보자의 아들이 신체검사에서 현역 징집 대상인 3급을 받았지만 불과 한달 반 만에 정신병력이 있음을 확진받았다. 백 후보자의 아들은 재검을 받아 결과적으로 4급 보충역(공익근무)로 빠지게 됐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정신병력은 '뼈 골절'처럼 사진 한장으로 판정되는 게 아니라, 판정 기간도 오래 걸리고, 치료 기간 오래 걸려서 굉장히 쉽게 진단할 수 없다"며 "언제 발병됐나"라고 묻자 백 후보자는 "재검받은 당시에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 법무 행정의 원칙, 전문의 진단에 따라 모든 게 이뤄졌다"고 답했다.
백 후보자의 아들은 '기분부전증(만성적 우울증)'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역에서 교통질서계도요원으로 근무했다. 기분부전증은 식욕저하, 에너지 저하, 자포자기감, 과도하게 화를 내는 증상, 사회적 위축감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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