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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의 귀국 배경? 거꾸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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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의 귀국 배경? 거꾸로 보면…

[김종배의 it] '협상'타이밍 포착했나?

한상률은 거물이다. 그가 거물인 게 아니라 그의 입에서 튀어나올 인물이 거물이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당직자가 말했다지 않는가. "(한상률이) 입을 열면 정권 실세 아무개 씨가 바로 간다"고. (한겨레 보도)

그래서 모두 의아해 한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시점에, 정권 실세의 명운을 쥔 그가 갑자기 귀국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여러 추측을 내놓는다. 암 투병 중인 부인을 간호하기 위해서 라고도 하고, 박연차 게이트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 됐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명쾌하지 않다. 행여 구속되면 그는 '간호'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옥바라지'를 받아야 한다. 박연차 게이트 재판이 얼추 마무리 됐다고 하지만 자신에 대한 재판은 개시도 안 됐다.

어쩌면 전제를 잘못 설정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그의 귀국을 바라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실세)를 거역하긴 힘들 것이라는 전제에 사로잡혀 의아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상률은 수동태가 아니다. 정권(실세)이 이래라 해서 이렇게 하고, 저래라 해서 저렇게 하는 로봇이 아니다. 생존본능과 보호본능이 극점에 이르는 상황에 몰리면 그 또한 자기 위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한 인간이다. 이렇게 전제를 설정한 다음에 그의 귀국 배경을 찬찬히 살피면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일반적 분석과는 달리 지금이 귀국 타이밍일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지금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겐 더 할 나위 없는 타이밍일 수도 있다. 레임덕의 전조를 보이는 지금, 그러면서도 권력 기반이 완전히 허물어지지 않은 지금이 타이밍일 수도 있다.

차기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귀국하면 여지를 확보하지 못한다. 자신에 대한 수사 고삐를 느슨하게 만들 여지도,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를 개입시킬 여지도 잃어버린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차기 정부이기에 '원칙'대로 처리할 공산이 크다. 혹여 이명박 정부를 향해 단절 또는 청산의 칼을 뽑아든다면 '제물'이 될 공산마저 있다. 정권 실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항간의 설이 사실이라면 한상률을 쳐서 이명박 정권의 실세를 끌어내고, 이명박 정권의 실세를 쳐서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 명분을 강화하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지금 귀국해야 '협상'할 수 있고, '소출'을 키울 수 있다. '입만 뻥긋하면'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할 수 있는 자신의 특수 지위를 이용해 '협상'할 수 있다. 레임덕이 한창 진행 중일 때는 '협상발'이 떨어지니까 권력기반이 유지되고 있는 지금 판을 벌여야 '소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미래형이 아니라 과거형인지 모른다. 협상하려고 귀국한 게 아니라 협상을 끝내고 귀국한 것인지 모른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한상률 전 청장 주변에는 국정원 직원이 상주하는 것으로 안다"고. (경향신문 보도)

이 전언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는 한상률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랬던 이명박 정부가 정권 실세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한상률의 귀국을 방조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 한상률 전 국세청장 ⓒ연합뉴스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 (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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