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빈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재중 동포들과 만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위로하고 한중 FTA 후속 협상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중 첫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열린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라며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동북아도 역사를 직시하는 자세 위에서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자세를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중 수교 25주년에 이르는 과정에서 양국의 교류협력 발전상을 되짚으면서도 "하지만 최근 양국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사드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경제인 여러분들의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한국의 속담처럼,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의 우정과 신뢰를 다시 확인하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사드 문제를 봉인하고 경제 및 교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동북아의 책임있는 국가로서 중국과 한국이 힘을 모아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국의 경제협력 패러다임도 새로워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경제협력을 위한 '3대 원칙'과 '8대 협력방향'을 제안했다.
우선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 강화"를 강조하며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여 경제협력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3년차를 맞은 한중 FTA를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 기업들이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FTA 이행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검역, 통관, 비관세 장벽 등 교역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내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을 개시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양국 기업의 서비스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상호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협력을 양국이 지향하는 새로운 산업과 분야로 확대하고, 상호보완적 협력, 경쟁적 산업의 제3국 공동 진출로 호혜상생의 협력구조를 만들자"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를 확대해 마음이 통하고 서로 신뢰하는 친구가 되자"면서 이를 "사람중심 협력"이라고 했다.
또한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정부 부처 간 협의 채널을 열고, 반도체, 철강 등 산업별 민간 협의 채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 양국의 IT 인프라를 통한 디지털 무역 활성화 △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미래 신산업 협력 강화 △ 벤처 및 창업 분야 협력 확대 △ 에너지 및 환경 분야 협력 확대 △ 인프라 사업에 대한 제3국 공동진출 △ 사람중심의 민간 교류‧협력을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