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미수 국정원, 내곡동 흥신소로 전락했다"

민주 "치명적인 국제 망신…원세훈 원장 사퇴하라"

인도네시아 특사단 절도 미수사건이 '국가정보원의 작품'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민주당이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고 사회 전체에 불안이 흐르고 있다"며 "심지어 국정원 요원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도대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걱정들이 커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허가 흥신소도 비웃을 일"

김동철 전략기획위원장은 "국격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 왔고, 대한민국이 두고두고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사건"이라며 "땅에 떨어진 대한민국의 국격을 회복하는 것은 이 사건의 전모를 우리 정부 스스로 낱낱이 밝히고 국정원장을 즉각 파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절차적 정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항상 성과만을 내세우는 이명박식 성과 지상주의"라고 꼬집기도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어처구니없는 이번 사건으로 국정원은 내곡동 흥신소로 전락했다"며 "그야말로 무허가 흥신소도 비웃을 일을 국정원이 벌인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최 의원은 리비아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던 국정원 직원이 추방당한 사례, 방한한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 일행을 미행하다 발각된 국정원 차량, 최근 원세훈 국정원장의 '극비 방미'가 정부 고위관계자의 입을 통해 확인된 일 등을 두루 언급하며 "국정원뿐 아니라 정부 내에서 뭔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항간에는 정부 고위라인 간의 알력의 산물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며 "이는 국익과 국민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또 최 의원은 "이러한 정황증거들을 볼 때 민간인 사찰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이 그 역량을 불법, 비합법적 영역으로 이동시켰을 때 얼마나 무자비하겠느냐는 추측까지 가능하다"며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국정원의 엄청난 실수, 납득하거나 용서하기 어려운 실수에 대해 분명히 규명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겠다"며 "이를 한나라당이 회피하거나 묵살한다면 이 사건을 덮으료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