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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후퇴 논란에도 이낙연 "합리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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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후퇴 논란에도 이낙연 "합리적 결정"

정치권 "예외 확대하다가 누더기 될라" 우려

이낙연 국무총리가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3·5·10 규정(3만원 이하 식사, 5만원 이하 선물, 10만원 이하 경조사비 허용)이 개정 절차에 돌입한 데 대해 "이번 결정은 여러 측면을 고려한 합리적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전날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한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권익위는 선물비는 상한액을 5만 원으로 유지하되 농축수산물(화훼 포함)에 한해 10만 원으로 상향하고, 경조사비는 기존 1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상한액을 낮추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총리는 "선물을 주로 주고받는 명절은 보통 1년에 두 차례다. 그러나 경조사는 일반적으로 한 달에 두세 차례쯤 맞게 된다"면서 "한 달에 두세 차례 맞는 경조사비의 규제를 강화한 것은 청렴투명사회를 향한 국민과 정부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농축수산물 선물의 규제를 완화한 것은 어려움을 겪으시는 농어민의 삶을 1년에 두 차례라도 도와드리자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농어민들에게 내년 설부터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물론 청탁금지법이 제정된 취지는 공직자가 선물을 받지 말자는 뜻"이라며 "단지 법으로 규제하는 선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이번 시행령 개정의 관점이었다. 그 점을 잘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안철수 "누더기 될 것", 유승민 "예외 확대해선 안 돼"

이 총리가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취지로 김영란법 개정에 힘을 실었지만, 이에 대한 비판론이 적지 않다.

경조사비 상한액을 5만 원으로 내린 점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선물 한도를 10만 원으로 올린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농축업계와의 형평성을 들어 다른 업계도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이 시행된 지 불과 1년 3개월 만에 시행령을 개정함으로써,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어촌 지역 표심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페이스북에 "농축수산업을 살리는 것이 명분이라지만 이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공직자가 받을 수 있는 선물의 상한액은 사실상 10만 원이 된다"며 "앞으로 공직자에게 하는 선물은 무조건 10만 원씩을 해야 되는 풍조가 될 것을 염려한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번에 선물 상한액을 올렸으니 그 다음에는 식사 상한액을 올리자고 할 것"이라며 "3만 원이 5만 원이 되고, 5만 원이 10만 원이 되고, 100만 원(연간 금품 한도액)이 200만 원이 되고, 결국에는 김영란법이 누더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경조사 상한액을 1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내린 건 잘한 결정이지만 농축수산물과 화환에만 예외를 두면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며 "원칙이 되는 가액을 조정하더라도 예외를 확대해선 안 된다. 이 문제는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의결 전에 재검토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 중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더라도 청렴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김영란법에 합의를 한건데 1년 만에 시행령을 개정해 이 법의 뿌리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경질됐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정의와 원칙을 계승했다면 이 총리를 엄중 징계해야 한다"고 김영란법 개정을 주도한 이 총리를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농어민들의 어려움을 반영한 현실적인 결정"이라며 "경조사비 상한을 줄인 것 또한 잘한 일"이라고 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많이 늦었지만 청탁금지법이 그래도 완화돼 농축수산인들에게 판매할 기회가 늘어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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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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