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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간만에 한마디 했는데 그게…

[김종배의 it] MB를 의식한 말? 표를 의식한 말!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의 말이 맞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과학벨트와 신공항에 대해 한 말은 "대통령과의 정치적 대결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다"고 봐야 한다. 그 말은 지역을 의식한 말이고, 표를 의식한 말이다.

두 개의 다른 말을 맞세우면 확연해진다. 하나는 청와대 참모들이 과학벨트와 관련해 한 말이고, 다른 하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과 관련해 한 말이다.

청와대 참모들이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과학벨트 원점재검토 발언이 논란이 되자 "현재 객관적 조건으로만 봐도 충청권이 과학벨트 입지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학벨트는 민감하게 논란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한겨레)

▲ 박근혜 전 대표 캐리커쳐 ⓒ프레시안(손문상)
청와대 참모들의 이 말에 따르면 "대통령이 약속하신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그에 대한 책임도 대통령이 지시겠다는 것 아니냐"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대통령이 책임 질 일도,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도 없을 테니까 대통령과의 정치적 대결을 예고한 발언으로 읽을 까닭이 없다.

오히려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이다. 어차피 '충청행'일 수밖에 없는 과학벨트에 말 한 마디 얹어 충청 표심을 끌어오려는 발언이다.

신공항도 그렇다. 박근혜 전 대표가 말했다. 영남권이 밀양과 가덕도로 갈려 갈등을 빚기 전인 지난해 7월에 지역구 행사에서 "영남권 5개 시도가 함께 이용할 수 있고, 대구의 국가산업단지가 성공할 수 있는 위치에 국제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을 염두에 둔 듯한 이야기"(조선일보)를 한 것이다.

그랬던 박근혜 전 대표가 톤을 낮췄다. "신공항 문제도 대선공약으로 약속한 것이다. 정부에서 그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이 아니라 사실을, 그것도 남들이 다 아는 사실을 말한 것이다.

발을 빼는 것이다. 밀양과 가덕도 가운데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다른 한쪽의 극심한 반발을 사니까 원칙론으로 넘기려 하는 것이다. 그렇게 TK와 PK 표심 모두를 아우르려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과학벨트와 달리 신공항은 입지 발표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니까, 경우에 따라선 신공항 건설계획을 재검토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니까 박근혜 전 대표가 "약속"을 다시 강조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래서 안전판이 될 발언을 첨가했다. "많은 분들이 과학벨트,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데 사실은 그게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어서 가만히 있었을 뿐"이라고 한 마디 걸쳤다.

이 말대로 하면 된다.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어느 한쪽을 입지로 선정하면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다"는 말을 환기시키면 된다. 그렇게 말해도 어느 한쪽을 편드는 건 아니니까. 정부가 입지 선정을 미루거나 건설계획을 재검토하면 "약속"을 상기시키면 된다. 그때는 한참 뒤이니까, 대통령과 각을 세워도 되는 때이니까.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 (www.mediatossi.com)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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