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오는 4월 27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지금이야말로 민주당 지도부가 통 큰 결단을 할 때"라면서 "경기도 분당, 경남 김해, 전남 순천 등에서 적어도 한 곳은 비민주당 야권단일후보가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16일 '민주당 지도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개인 성명을 내고 분당, 김해, 순천 등에서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것이 현실정치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어려운 고통도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국민 속에서 부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연대, 연합특위에서 위원들 간에 범야권 연대를 위해 마침 지금 공석이 되어있는 16개 지역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보류하자는 의견이 건의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런데 이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소극적이거나 침묵을 지켰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물가급등, 끝나지 않는 구제역사태, 전세대란, 깊어가는 양극화 등 시급하고도 절박한 민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위해서 정말로 통 큰 양보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장래에 대한 미세한 계산을 멈추어야한다. 결단하는 길 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개인 성명은 4월 재보선을 놓고 야권 내에서 이미 적잖은 갈등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순천을, 국민참여당은 김해를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글쎄…"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의 경우, 국민참여당은 일찌감치 이봉수 전 청와대 농업특보(국민참여당 경남도당 위원장)를 후보로 공천해놓았다. 원내 진입이 최대 목표인 국참당은 이 지역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단독 출마하는 3월 전당대회도 김해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재보선에서 서울 은평을 지역에서 천호선 후보가 장상 민주당 후보에게 양보한 만큼 이번에는 민주당이 양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국참당 양순필 대변인은 지난 11일 "저들(민주당)이 이봉수 후보를 깎아내리는 것은 이봉수가 아니라 우리 국민참여당을 죽이려는 것"이라면서 "여기에 굴복할 수는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원칙 없는 양보 요구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16일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해 재보선과 관련해 "이미 민주당의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분이 두 분 있다"며 "그런 분들을 외면하고 무소속을 당장 내세운다는 것은 정당의 원리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봉하마을 사무국장이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김경수 사무국장도 민주당으로 나왔을 때가 (무소속으로 나왔을때 보다) 더 지지를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민노당에 양보하기 위해 무공천안이 나오고 있는 순천에 대해선 "연대를 하더라도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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