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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침출수가 여의도로 흐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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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침출수가 여의도로 흐르면

[김종배의 it] 구제역 재앙, '제2의 광우병' 되나?

보수언론이 난리다. '동아일보'는 "여권이 구제역 침출수에 빠졌다"는 한나라당 안팎의 흉흉한 말을 전하면서 강원도와 경남 김해을 선거결과가 구제역 민심에 의해 좌우될지도 모른다고 전한다. '중앙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가 "구제역으로 인한 민심이 흉흉하다"며 "구제역 재앙이 제2의 광우병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왜 아니겠는가. 구제역 침출수가 여의도로 흐르면 문제가 커진다. 정치판을 흔들고 국정을 흔든다.

정책이 곧바로 정치문제화 하는 건 아니다. 특정 사안, 특정 정책이 사회적 시빗거리가 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장 정치지형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 의견이 즉각 태도로 전화되는 것 또한 아니다. 특정 사안, 특정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세운다고 해서 그것이 즉각 표심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거기엔 단서가 따른다. '그들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돼야 한다는 단서다. '관전자'의 입장에서 '당사자'의 입장으로 바뀌어야만 정책에 대한 정치적 민감지수가 올라가면서 의견이 태도로, 태도가 행동으로 전환된다.

▲ 경북 영천 고경면의 한 매몰지에서 핏빛 침출수가 흘러나와 분뇨 차량으로 처리하고 있다. ⓒ연합
그런 점에서 구제역 침출수는 단서조항의 벽을 통과하고 있다. 전국 지도를 '곰보빵'으로 만든 구제역 매몰지 지도가 농촌문제를 전국의제로 전환시키고 있다. 뻘건 침출수와 밀도 높은 바이러스 검출량이 축산문제를 환경문제로 전환시키고 있다. '강 건너 불'을 '발등의 불'로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행여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 현실화 된다면 문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구제역 침출수가 4대강 본류로 흘러들고, 매몰지 바이러스가 전염병을 유발하면 민심은 3도 이상의 화상을 입고, 그 화기는 고스란히 여권으로 향한다.

혹여 한강 수계에 조성된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팔당 상수원으로 흘러들면 문제는 극점에 이른다. 정국 향배의 키를 쥐고 있는 수도권 민심에 불을 지르고,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주춧돌인 친이계에 회복 불능의 내상을 입힌다.

단순히 정치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 국정과제인 4대강 사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뻘건 구제역 침출수가 4대강 공사현장에 흐르는 황톳물과 뒤섞이면 4대강 사업의 명분이 흔들린다. 4대강 수질을 살리려 한다는 명분이 4대강 수계에 제멋대로 조성한 매몰지의 흉측한 몰골에 압도당하고, 더불어 이명박 정권의 핵심 국정은 이율배반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된다.

혹여 이 현상이 한강 수계에서 발생하면 4대강 사업을 상대적으로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수도권 민심을 흔들면서 여론 지형을 뒤바꿔 버린다.

보수언론은 그래서 빨간불을 켜는 것이다.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닌데도 하릴없이 뒷짐 지거나 쓸데없이 개헌불만 지피는 모습이 답답해 청와대가 직접 나서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 (www.mediatossi.com)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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