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수천억원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남상태(67·구속기소) 전 사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업무상 배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사장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8억8천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20조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투입받은 사실상 공기업으로 남 전 사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도덕성,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며 "그런데도 지인들에게 사업상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부당이익이 8억원에 넘는다. 이는 대우조선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해외지사 자금을 횡령하고 경제성 없는 사업에 투자하는 등 대우조선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고 자신의 연임을 위해 분식회계를 방치하기도 했다"며 "이는 대표이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을 도외시하고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대우조선은 동종업계가 불황으로 치닫는 시기에서 제대로 된 대응방안을 마련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며 "피해는 국민과 국가에 고스란히 전가되는 등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높아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먼저 남 전 사장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매월 관련 보고를 받는 등 상황을 충분히 파악했으면서도 원상회복을 지시하지 않은 것은 분식회계가 계속 진행되도록 지시한 것"이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또 홍보대행사 대표 박수환씨를 통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에게 연임 로비를 부탁하고, 홍보계약을 체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는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남 전 사장은 민 전 행장이 연임을 지지하게 할 통로로 박씨를 선택했고 박씨 역시 그런 내용을 먼저 제안하는 등 적극성을 띄었다"며 "결국 홍보계약을 체결해 21억여원이 지출됐는데 이는 사적 원인으로 회사의 공적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임무 위배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대우조선은 회사 홍보와 자문 등의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홍보계약 체결에 따라 수행된 용역의 가치와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15억8천만원이 박씨가 얻은 이득액"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자신의 비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의 지인 회사에 44억원을 투자받도록 기회를 제공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남 전 사장이 2010년 대우조선이 삼우중공업 주식 280만주를 인수한 뒤인 2011년 불필요한 잔여주식 120만주를 시가보다 3배가량 높게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식 1차 인수를 통해 경영권이 확보된 상태로 2차 인수를 할 필요성이 없었고, 인수가격 산정이 적정하지도 않았다"며 "임무 위배 행위에 따른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는 등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손해와 관련해선 "주식 가액이 얼마인지는 재판부의 판단 범위를 넘어선다"며 손해액은 '불상 액수'로 판단했다.
법원은 건축가 이창하씨 청탁을 받고 이씨 운영 회사가 신축한 빌딩을 분양받아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는 "R&D센터를 수도권 한곳으로 모아 이전하려는 등 필요성에 의해 분양을 받은 것으로 경영상 판단"이라며 무죄로 봤다.
또 강 전 행장의 종친 회사에 24억원 상당의 공사를 하도급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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