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20일 "18년 장기독재를 한 박정희는 이 나라의 원흉이고, 당시 이 나라는 세계에 부끄러운 참혹한 독재국가였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동지회 신년인사회에서 "저는 언제나 민주주의가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고,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무섭게 투쟁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제가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해 한국 민주주의의 암덩어리를 전광석화처럼 잘라냈다"며 "저는 군사 쿠데타가 최대의 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나라에서 군사 쿠데타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2년이나 남은 대선이 조기에 과열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치인들의 애국심과 자중을 당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새해는 남북관계에 있어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지금은 무엇보다 안보가 중대한 시기"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비슷한 시점 '군사정권'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 장관은 전날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가진 강연에서 "군사정권이 3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돈과 총칼로 지배했다"며 "이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반대자와는 무조건 싸워야 하는 줄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장관은 "같은 당 안에서도 경선에서 지면 흔쾌하게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이게 하나의 풍토처럼 돼 있다"고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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