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규모 5.4의 11.15 포항 지진의 발생 위치와 깊이를 23일 수정 발표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본진의 발생 위치는 당초 발표됐던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약 1.5km 이동한 것으로 측정됐고, 깊이 역시 당초 발표된 지하 9킬로미터보다 얕은 3~7킬로미터 사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진 발생 원인을 두고 여러 의문점이 떠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이 공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포항 지진의 발생위치를 추가적인 자료를 활용하여 정밀도를 높여 분석한 결과, 본진(규모 5.4)의 위치는 36.109°N, 129.366°E로 분석된다"고 했다.
또한 기상청은 깊이에 대해 "지진파의 관측 시간 차이와 단층면해를 이용한 발생 깊이를 종합하면 이번 포항지진의 본진은 3~7km 사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규모 4.3의 여진은 6~7km, 나머지 여진은 2~3km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문제는 수정된 지진 발생 우치가 포항 북구 송해읍 남송리에 건설중인 지열발전소에서 불과 500미터(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 때문일 수 있다는 일부 학자들의 '가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유발 지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항 지진이 발행한 직후, 발생 원인을 놓고 지진전문가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는 "진앙지에서 2킬로미터(당초 기상청 발표 결과) 떨어진 곳에 지열발전소를 세우면서 지하 깊숙이 박은 시추공이 활성단층을 건드린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었다.
그런데 발생 위치가 바뀌었다. 지열발전소 500미터 인근이다. 이같은 '가설'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교 지질학과 이진한 교수는 관련해 지난 16일 JTBC에 출연해 "(포항의) 그 지열발전소에서 사람이 느끼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아주 조그마한 규모의 미소지진이 자주 일어나 연구진끼리 거기가 좀 위험하다고 토의를 했다"고 지진 위험성 자체가 이미 경고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열발전소는 (땅에 뚫은) 구멍으로 물을 주입해 지하 깊이까지 들어가서 물이 데워지면 나오는 수증기로 터번을 돌려 발전을 한다. (구멍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수압이 높아진다. 수압이 높아지면 암석이 쉽게 깨진다는 것은 이론으로 잘 정립돼 있다"고 했다. 지열발전소가 현재 "완공은 안 됐는데 4.5㎞ 깊이까지 2개 구멍은 다 뚫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유발지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100% 단언을 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했다.
현재 포항시는 지열발전소와 이번 지진이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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