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지진 피해 복구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20일 1억여 원을 지진 피해 성금으로 기탁하면서 다른 지역 정치인 및 기업들의 역할론이 논란이다.
이 시장이 낸 지진피해 성금은 2014년 시장 취임 후 매월 받은 급여에서 차량유지비와 유류비, 제세공과금 등을 제외한 급여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지난해 6월 포항시 장학회에 1억2800만 원을 기탁했으며, 해양경찰청장 퇴직 시에도 자신의 퇴직금을 해경 자녀 장학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 시장의 성금 기탁을 계기로 지역 정치인과 지역 대기업들의 역할론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우선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재력 있는 지방의원들의 성금 기탁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들은 지진 이재민 대피소를 잇달아 찾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을 뿐 자발적인 성금 기탁에는 인색한 편이다.
대구경북 국회의원의 지난해 기준 재산등록 현황을 보면, 평균 재산이 대구는 28억9000만 원, 경북은 10억2000만 원이다.
포항에 연고를 둔 의원 중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139억 원, 박명재(포항남) 의원 24억 원, 김정재(포항북)의원 3억8000만 원이다.
포항출신 경북도의원과 포항시의원 가운데서도 수십억 원대의 재력가가 상당하지만 이들의 지진 성금 기탁은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 유력기업들의 성금 참여도 저조하다.
대아그룹 황인찬 회장이 사비 2억 원을 기탁하고 삼일가족이 21일 1억원을 내놓은 것을 제외하면 동양종합건설, 서희건설, 동국제강, 조선내화, 제일테크노스 등은 성금 기탁행렬에 21일 오전 현재까지 동참하지않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포항불빛축제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을 협찬해 왔다.
반면, 포항지진으로 이재민을 돕자는 전국적인 성금기탁은 줄을 잇고 있다.
포항시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까지 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성금 60억8300만원이 들어왔다.
20일에는 포항상공회의소 윤광수 회장이 1억 원, 영남자동차학원 이중환 대표가 1억 원, 프로축구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가 5000만 원을 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성금 1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관·단체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 3억 원, 울산시 1억 원, 신한은행 1억 원, 한국공항공사가 5000만원을 냈다.
부천시의회(3900만원), 서울시(2000만원), 전남도(2000만원), 경기도(1000만원), 울주군(1300만원), 청송군(1100만원), 광주시(1000만원) 등 온정도 잇따랐다.
포항에서는 “성금 참여를 강요할 순 없지만 지역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유력기업 및 재력 있는 지역출신 정치인들의 최근 행태를 보면 아쉬울 뿐”이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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