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 만나겠다"

"남북관계는 구관이 명관"…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4일 방북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공개 요청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남북이 따로 일 수 없다"며 "지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하면서 북한 당국과 대화하고 소통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현재의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제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김정일 위원장께 요청한다"며 "김 위원장과 만나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의 뜻을 전하고 남북 간에 끊어진 대화의 다리를 재건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께서 방북 요청에 대해 다시 한 번 통 크게 결단한다면 무너진 신뢰를 복원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면 풀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북측이 원하는 북미 간의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남북관계의 개선"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북측이 올해 신년사에서 '북남 대화와 협력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의지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밝힌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신년 연설에서 '튼튼한 안보에 토대를 둔 평화 정책과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남북 양 측이 모두 대화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어 그는 "국민 여러분 모두가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한반도 냉전의 청산과 평화와 공동 번영, 그리고 평화적 통일로 나아가는 주춧돌 하나를 쌓는다는 마음으로 평양에 다녀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같은 공개 요청에 대해 북한이 특별한 반응을 보일 것인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의 시선도 떨떠름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적어도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구관(舊官)이 명관"이라며 "북측에서 긍정적 의사를 밝혀온다면 정부 당국과 협의해 지체없이 방북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