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세배했다. 손학규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처음이다. 손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이낙연 사무총장, 양승조 비서실장, 차영 대변인과 함께 상도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과 손 대표는 30여 분 동안 덕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헌신해 온 이 땅의 민주주의 꽃피우도록, 의회민주주의가 살아나도록, 민주세력이 하나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차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요즘도 많은 국민들을 만나는데 야당에 대한 비판도 많다"며 "여당도 잘해야 하지만 야당도 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양승조 비서실장은 "손 대표가 YS에 의해 발탁됐고 장관으로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관계이기 때문에 신년인사를 겸해 찾아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손학규 대표는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3년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입당해 경기 광명을 재보선 선거에서 당선됐다. 손 대표는 이후 당 대변인, 김영삼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손 대표가 지난 2007년 대선에 앞서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어색해졌다.
YS "정치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의로워야"
민주당 관계자들이 전한 이날의 분위기는 정치 은사와 제자가 만난 평범한 덕담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전날만 해도 손 대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몽준 전 대표 등 한나라당 정치인들의 세배를 받으면서 손학규 대표를 놓고 "내가 픽업(pick-up)해 국회 의원, 장관을 시키고 온갖 것을 다 한 사람인데…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을 지칭해 "나도 국회의원을 했지만 그런 사람은 처음 본다. 명색이 국회의원과 장관을 한 사람인데 국민 보기에 창피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신묘년 휘호로 "정치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의로워야 한다"며 '정자정야(政者正也, 정(政)이라는 글자의 본뜻은 나라를 바르게 한다는 것)'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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