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홍종학 후보자 반대 당론을 채택한 자유한국당은 이날 회의에도 집단 보이콧했다. 산자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홍종학 후보자는 국민 정서에도 안 맞고 언행도 불일치하고 경제관도 편향적이라서 당론으로 반대했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이 쥐었다. 산자위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이 없는 상태에서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손금주 의원은 차선책으로 보고서에 '다수 의견이 부적격'이라는 내용을 달자고 제안했지만, 이는 민주당이 거부했다. 민주당은 '다수 의견', '소수 의견' 구분 없이 단순히 '적격,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자는 입장이다.
여야 간 견해 차이로 이날 오후 3시로 한 차례 미뤄졌던 회의는 2시간 뒤인 오후 5시께에야 열렸다. 전체 산자위원 정원 30명 가운데 위원장을 제외하고 14명만 참석해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과 산자위원장인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은 회의에 참석해 보고서 채택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장병완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당 소속 산자위원 4명도 회의에 불참했다.
산자위원장인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면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합의를 도출하려 노력했지만, 교섭단체 간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 없이 청와대가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자유한국당은 홍종학 후보자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산자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국회의 뜻을 무시하고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면 여야 간 협치가 제대로 되겠나"라며 앞으로 이진성 후보자 청문회에도 험로를 예고했다. 장관직과는 달리 헌법재판소장은 임명하려면 국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다만, 국민의당은 홍종학 후보자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연계하는 태도는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간사는 두 후보자를 연계하는 자유한국당의 태도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인사청문 문제는 각각 논의하는 것이고 연계할 대상은 아니다. 국민의당은 그런 연계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국민의당도 성토하고 나섰다. 산자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한패가 돼서 이렇게 가는 게 맞는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안철수 대표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인사 임명에 '데스노트'를 갖고 있다는 별명을 얻은 정의당은 이날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조건부 찬성' 의견을 내며, 문재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홍종학 후보자가 국민의 감정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이 드러났지만, 홍 후보자의 정책적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오랜 기간 중기부 장관을 공석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는 점에서도 홍 후보자를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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