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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매파, 비둘기 날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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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매파, 비둘기 날개짓?

친박 홍사덕 "MB정부 대북 정책 리뷰하자"…박근혜 의중 실렸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현 정부의 대북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늘고 있다. 평소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인사들 까지도 "현 정부 대북 정책을 리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몽준 "북한 핵개발, 한나라당도 책임"…당내 정치 복귀 신호탄?

2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몽준 전 대표는 "오늘날 우리 나라의 안보 문제가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심각해진 데는 (여야 불문) 정치권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북한은 화해 협력의 대상이고 우리 정치인들은 그동안 화해 측면만 강조해 안보 태세를 무너뜨렸다"고 전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북한의 핵개발이 민주당 책임만이라고 볼 수 없고 한나라당도 책임이 있다"며 "한나라당을 포함해 정치권 전체가 자성하는 의미에서 초당적인 (대북 정책 논의) 체제를 구성해야 하고 한나라당이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과거 10년 민주 정부의 대북 정책을 맹렬히 비판해왔던 정 전 대표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것이다.

특히 정 전 대표가 6.2지방선거 참패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월드컵 유치에 열을 올리다 실패한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권주자로 분류되지만 여론의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북한 핵개발 한나라당 공동 책임론을 제기한 것을 당내 정치 복귀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의 처조카사위인 홍정욱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응징은 필요하지만 확전은 싫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감정"이라며 "주권 차원의 대응은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평화 정치를 위한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좋든 싫든 이 위기국면의 전환이 언젠가 이뤄질 수 있으니까 그 때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물밑 외교 등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 홍사덕 "당이 나서서 MB정부 대북 정책 리뷰하라"

친박계 원로이자 대북 강경파인 홍사덕 의원의 입장 변화도 주목된다. 연평도 포격 당시 청와대 '확전자제'발언 논란에 대해 육두문자까지 사용했던 홍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는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모두 생각할 것"이라며 "당 대표, 원내대표께서 신임 정책위의장과 상의해 대북 관계 정책을 선도적으로 리뷰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떤가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사실 남북관계가 이대로 가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화를 완전히 배제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응만하는 것은 불안감만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홍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는지도 관심사다.

분위기가 이렇게 흐르자 중도 성향의 남경필 의원도 "정몽준, 홍사덕 의원님이 요즘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남북관계 새로운 방향에 관한 지적을 했다"고 환영한 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20년, 30년 계속되는 긴호흡의 대북전략을 토론해 구조적인 평화체제로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는데 한나라당이 먼저 노력해야할 시점"이라고 맞장구 쳤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강력히 대응하는것과 별개로 다시 또 강력하게 긴장 완화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몽준 의원 말씀대로 초당적인 대응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지금까지 이 정부가 만들어놓은 대북정책이 거의 북한 급변 사태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고 대북안보라인이 강경으로 짜여져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재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이 무사히 마무리 되고 남북 긴장이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 중도파, 친이계, 친박계, 소장파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무조건 강경책만 밀고 가선 안 된다"는 이들의 의견이 당 지도부나 청와대에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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