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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원 3인방 모조리 '뇌물혐의' 검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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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원 3인방 모조리 '뇌물혐의' 검찰행

남재준‧이병호 '국정원 적폐'들의 후안무치

"국정원 직원들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중략)...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를 받지는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 (8일, 남재준 전 국정원장)

"우리나라 안보 정세가 나날이 위중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어 크게 걱정된다." (10일, 이병호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정권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의혹과 관련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된 전 국가정보원장들이 취재진에 남긴 말이다.

국정원이 적폐의 중심에 선 데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남 전 원장은 '헌신'을 강조하고, 도리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검찰을 책망했다. 이 전 원장은 '정세 걱정'으로 국정원에 대한 우려를 환기하는가 하면,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자못 당당한 태도다. '혐의를 인정하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나', '상납이 본인 판단이었나' 등의 질문에 이들은 묵묵부답했다.

13일 오전에는 마지막으로 이병기 전 원장이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2015년 2월 국정원장을 지낸 후 2016년 5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 전 원장 또한 검찰 출석 시 어떤 말을 남길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장 세 명이 모두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된 것이다. 지난 4년 국정원은 대한민국 정부의국정원이 아니라 정권의 국정원이었던 셈이다.


당당하던 남재준 "박근혜가 요구해 돈 떼 줬다"

검찰은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이 당시 청와대에 매달 5000만 원에서 1억 원씩 4년 동안 40억 원가량의 특수활동비를 전달했으며, 당시 차례로 국정원장을 지낸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이들 모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돈은 현금으로 007 가방에 담겨 은밀히 전달됐다. 돈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그의 '문고리 측근'이었던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이 받아 '금고'에 넣어 관리했다고 한다. 이들은 그 현금 뭉치의 구체적인 용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국정원의 전사들'을 칭송했던 남 전 원장은 지난 8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 국정원장의 특별활동비를 떼어달라고 요구해 5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상납했음을 실토한 것이다. 남 전 원장은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청와대는 국정원의 상급 기관이기 때문에 이를 뇌물 공여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남 전 원장에게는 국고손실, 뇌물공여 등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소환된 이 전 원장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 원장과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남 전 원장은 또한 이명박 정권 시절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노컷뉴스>가 보도한 데 따르면 남 전 원장은 국정원 댓글 선거법 위반 수사와 재판이 시작됐을때 "원세훈 전 원장이 유죄가 나오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며 "무조건 무죄를 만들라"고 내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은 '증거 인멸 TF'를 만들어 검찰을 기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속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파견 검사들이 이같은 증거 인멸을 주도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외에도 국정원은 지난해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선거 기획'에 동원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진박' 후보를 가리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총선 공천에 깊숙히 개입했고, 이 여론조사비 5억 원을 국정원이 대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장은 이병호 전 원장이었다. 이 전 원장이 여기에 개입돼 있는 게 사실이라면 이 전 원장도 정치 개입 혐의를 피할 수 없다.


특히 오는 13일 소환될 이병기 전 원장에 대한 주목도는 매우 높다. 그는 국정원장 뿐만 아니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혐의와 관련해 수사의 종착지는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특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빼돌려 어디에 썼는지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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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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