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연설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된 부분은 북한이 1994년 북미 간 체결한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는 핵탄두 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면서 지금까지 미국과 동맹국이 했던 모든 보장과 합의 약속을 어겼다. 1994년 플루토늄 동결을 약속했지만 약속의 혜택만 거두면서 동시에 불법으로 핵 활동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주장을 반박했다. 1994년 북미 간 체결한 제네바 합의란 2002년까지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을 동결하기로 한 약속이다. 하지만 미국은 2002년까지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부시 미국 행정부가 대북 중유 지원을 중지하며 합의는 끝내 파기됐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위반했다기보다는 북한과 미국이 각자 약속을 지키지 않은 쌍방 과실에 해당한다"며 "이를 오직 북한의 책임으로만 표현함으로써 한반도 위기 관리자로서의 미국의 책임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는 편향성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35분간 진행된 연설 가운데 24분 가량을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에도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연설에 대해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실제적인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고, 30분 내내 반공 교육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혹평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북한은 악당 체제이기 때문에 아무런 대화나 협상이 필요 없고, 일체의 대북 관여 정책을 부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 핵 문제 해결 5원칙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과도 상당한 간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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