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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이 조중동 '빨대'?…김준규, 피의사실 공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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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이 조중동 '빨대'?…김준규, 피의사실 공표 논란

<한국일보> "서울중앙지검 발칵 뒤집어져"

김준규 검찰총장이 '피의사실 공표'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이 '신한금융 사태' 피의자들인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구속수사할 방침이라는 기사가 9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는데, 김 총장이 이 사실을 흘렸다는 것.

전날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과 방송 2곳(KBS, YTN)은 검찰이 신 전 사장과, 이 행장을 구속수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김 총장이 해당 언론사 5곳의 기자들과 지난 6일 비공식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공보준칙'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기소 전 수사 내용 공표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를 검찰 총장이 어긴 것이다. 그것도 일부 언론을 '선별'해 정보를 흘렸다는 점에서 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일보>가 10일 보도한 데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비상'이 걸렸다. 노환균 지검장은 오전 9시 수사실무를 지휘하는 윤갑근 3차장검사와 이중희 부장을 부랴부랴 소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차장검사는 보도가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기본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가 끝나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며 "그런데 이런 보도가 나오면, (결론을 짜맞추기 위한) 표적 기획 수사라는 얘기밖에 더 듣겠느냐"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했다.

현재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한 것. 언론에 이를 흘린 김 총장이 곤란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검찰 최고위급 인사가 '빨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현재 대검중수부가 진행하고 있는 C&그룹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검찰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비등하자 '수사 성과'를 미리 예견하는 식의 '언론 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부지검이 김승연 회장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됐던 홍동옥 여천NCC 사장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에서 기각당한 일도 김 총장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이와 관련해 남기춘 서부지검장은 지난 7일 검찰청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앵무새처럼 한화의 현란한 용어를 기사에 옮겨적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론을 비판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보다 '살아있는 재벌'에 대한 수사가 더 어려운 것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기사 보다 '살아있는 재벌'에 대한 비판기사가 더 어려운 것과 유사하다"고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연임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1년 이상 끌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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