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갑질, 더는 안 돼!...'직장갑질119' 나선다

노동전문가, 변호사, 법률원 등이 모여 사회적 캠페인 진행

직장 상사가 커피를 타오라고 시키는 등 업무 외의 일을 강요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다수 직장인들은 그러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하더라도 직장 내 상하 관계때문에 그냥 참고 넘어간다. 이를 거절할 경우, 자칫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수도 있다.

1일 노동건강연대 등 노동법률단체들로 구성된 '직장갑질119'가 발표한 조사내용을 보면 대다수 직장인들은 직장 내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10월 13~20일 전국 15~45세 직장인 710명에게 온라인조사를 실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직장에서 벌어지는 23가지 유형의 갑질 중에서 직장인 10명 중 4명 이상이 당하고 있는 갑질의 유형은 △하는 일보다 임금이 적다, △추가근무 수당을 안 준다, △계약시간보다 더 일한다, △휴가를 못 쓴다, △업무량보다 인원이 적다, △교육없이 일을 시킨다, △퇴근시간에 일 시킨다 등 7개에 달했다.

또 직장인 10명 중 2명은 △임금 미지급, △휴게시간 미준수, △개인 돈으로 회사 물품 구입, △인격무시와 언어폭력, △산재 불인정, △복리후생 차별 등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고위협(12,1%), 신체폭력(6.8%), 성희롱-성폭력(9.4%), 감시통제(13.2%), 집단따돌림(9.2%)도 적지 않았다.

직장 내 불합리한 행태(갑질)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다(5.6%), 심각한 편이다(25.9%) 등 심각하다는 응답이 31.5%에 달했다.

또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는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41.3%), ‘개인적으로 항의했다’(23.7%), ‘친구와 상의했다’(22.0%) 등으로 나타났다.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고 응답한 직장인들은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65.5%), 인사 등 불이익(34.1%) 등을 이유로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들은 노조 또는 노동자의 권리보호 조직에 가입할 의사가 있다(55.2%)고 응답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갑질과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고 바로잡는 사회적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며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겪는 갑질의 사례를 제보받아 사회적으로 알리고, 국가기관(공정위, 노동부)에 제소해 갑질을 근절하고, 직장인들이 업종별 온라인 모임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아나가는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장갑질119'에는 공감, 노노모, 민변 등 법률가단체,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비정규직 단체, 노동건강연대·알바노조·사무금융노조 등 노동단체 소속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 200여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한편, '직장갑질119'는 직장내 갑질 관련 피해자의 제보를 받기 위해 익명이 보장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마련했다. PC나 스마트폰에 설치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들어가 '직장갑질119'를 검색하거나 홈페이지 주소를 찾아 들어가면 된다.

직장 갑질의 피해자는 이 채팅방에서 신고를 하거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들이 돌아가면서 상담을 받는다. 이들 전문가들은 상담자가 원할 경우, 언론 제보와 소송도 돕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