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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미취득' 입양인 2만6000명…오락가락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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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미취득' 입양인 2만6000명…오락가락 복지부

기동민 "입양기관, 일년에 십수억 후원금 받으면서…"

보건복지부가 해외 입양인 2만5966명이 입양 간 나라의 국적 취득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해외입양인(16만5305명) 중 15.7%에 해당하는 숫자다.

국적 취득 미확인 입양인 중 미국 입양인이 1만8603명, 미국 외 국가 입양인이 7393명이다.

이 같은 통계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그런데 지난 9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심재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똑같은 질의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심 의원실의 질의에 복지부는 전체 해외입양된 16만5305명 중 국적 취득 미확인자가 2만6822명, 이들 중 미국으로 입양된 이들은 1만9429명, 미국 외 국가로 입양된 이들은 7393명이라고 밝혔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856명의 국적 미확인자가 줄어들었다.

이 숫자의 차이는 국적 취득 미확인 입양인 중 미국 입양인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생겼다. 미국 외 국가의 국적 취득 미확인자의 숫자는 변함이 없다.

▲ 기동민 의원실에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적취득 미승인 입양아 현황'

미국 입양인의 경우, 국적(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입양인이 최악의 경우 한국으로 추방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입양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게다가 해외입양은 아동들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일이기 때문에 입양인 국적 미취득 문제는 전적으로 입양기관과 양부모들의 책임이지만, 정작 피해는 입양인들의 보는 모순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에는 '추방 입양인' 필립 클레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있었다.

이처럼 입양인들에게 최소한의 안전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적 취득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사이에 심재권 의원실과 기동민 의원실에 서로 다른 답변을 보낸 것은 정부 당국이 통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방증한다.


'IR-4' 비자 받고 미국 입국 해외입양인 통계는 없다?


복지부는 또 1999년 이전에 'IR-4' 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한 해외입양인 통계에 대해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000년 아동시민권법(CCA)가 만들어져 입양인들에게 '자동 시민권'이 주어지게 됐지만, 한국 출신 아동은 2013년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가정법원에서 입양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CCA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입양 재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IR-4' 비자를 받고 미국으로 입국하며, 이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양부모가 미국에서 입양재판을 따로 거쳐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한 달 전, 심재권 의원 질의에 대해 미국으로 입양된 1983년 2월 26일 이전 출생자인 1만4189명만 문제가 있다고 틀린 답변을 했다.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 복지부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 입양된 1만9293명 중 1만9222명이 'IR-4' 비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동민 의원은 "대한민국은 세계 11대 경제 대국임에도 여전히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 작년만 해도 334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됐다. 그리고 입양기관들은 아이들의 입양 대가로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십수억 원의 후원금을 받고 있다"며 "사상 유례 없는 저출산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마저 제대로 못 키우는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홀트아동복지회는 12억5353만 원, 동방사회복지회는 2억4541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입양기관들은 이와 별개로 해외입양 과정에서 아동 1인당 1600만~2300만 원의 입양 수수료를 받고 있다.


기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입양된 아이들이 국적도 없이 미아가 돼서 추방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국가의 기본 의무를 망각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복지부를 비롯한 외교부, 법무부 등 정부 당국은 실효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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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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