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연평도 현장에서 보온병을 북한의 포탄이라고 오인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을 놓고 한나라당이 "안내자가 포탄이라고 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1일 "대국민 사과"까지 들고 나오며 '안상수 보온평 소동'을 재차 비난했다.
지난달 30일 안상수 대표의 이 같은 해프닝이 언론에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해명자료를 내고 "피해 현장을 안내하던 사람이 일행에게 '이것이 북한군 포탄'이라고 설명했고 그러자 동행했던 방송 카메라 기자가 안 대표에게 그 '포탄'을 들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안내자의 설명에 육군중장 출신 황진하 의원과 공군중위 출인인 나는 물론 현장에 있던 그 어느 누구도 포탄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위급한 안보상황에서 우리 대표단과 현지인 모두는 북한에 대한 적개심 속에 그 물체가 당연히 포탄이라고 생각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비아냥과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감기가 들어서 집사람이 계속 생강차를 끓여줘 보온병을 들고 다녔는데 오늘은 가져오지 않았다"며 안 대표의 '보온병 폭탄' 파동을 비꼬았다.
한나라당이 "기자의 요청에 따라 촬영한 장면"이라고 해명하는 것을 의식한 듯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어 "사진기자, 촬영기자 여러분은 연출이나 편집을 안 해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안상수 대표는 안보쇼를 벌일 개그맨이 아니라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할 집권여당의 대표"라고 일갈했던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재차 현안 논평을 통해 "연평도 준전시 상황에 보온병을 포탄으로 호도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개념없는 행동에 대해 안상수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몰아붙였다.
차 대변인은 "안 대표가 '사건의 전말은 본인이 아니라 언론 때문에 일어났다'고 했다는데 무슨 일만 있으면 민주당 탓을 하고 언론 탓을 하는 집권여당을 믿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집권여당의 대표조차 보온병과 포탄을 구별 못 하는 정권이 어떻게 안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냐"며 "이명박 정권은 이제라도 외교안보 능력의 역부족을 시인하고 야당을 비롯해 국민의 지혜를 하나로 모으는 정치력을 발휘할 것을 고언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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