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이 1일 검찰에 소환했다. 일본에서 귀국하자마자 강남 삼성병원 VIP병실에 입원한 지 하루만이다. 천 회장은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았었던, 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통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는 천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 회장에게 세무조사 무마, 은행 대출 알선 등의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 및 현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을 조사한 뒤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등에 따르면 천 회장은 현재 이 회장으로부터 40억여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는 이 돈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천 회장이 부도 위기를 맞은 임천공업 계열사와 관련해 산업은행에 대출 청탁을 했다는 의혹 등 임천공업 관련 대출 청탁, 임천공업 계열사 세무조사 무마 의혹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남상태 연임 로비 의혹…천신일 '입' 열릴까?
문제는 천 회장의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연루설이다. 이귀남 법무부장관, 김준규 검찰총장은 그동안 대정부질문, 국정감사에서 이수우-천신일 회장 관련 사건에 대한 답변에서 "남상태 연임 로비 의혹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천공업이 천 회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뒤 대우조선해양이 납품단가 추가 인하 형식으로 임천공업에 돈을 돌려줬다는 의혹은 언론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상황이다. 즉, 남 사장이 직접 천 회장에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금품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천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남 사장과 관련된 수사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다만 이 회장과 천 회장이 이를 부인할 경우 사건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비자금 사건'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알선수재는 형이 확정될 경우 경제범죄 중 비교적 낮은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이수우 회장과 연관성을 따진 후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평도 사건으로 검찰 수사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희생양'이 됐다며 억울해하는 천 회장이 갑자기 검찰 조사에 응하기 위해 순순히 귀국한 것은 이미 천 회장 선에서 꼬리를 자르겠다는 여권 내의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봐야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천 회장이 '폭탄 발언'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부 언론을 통해 정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천 회장의 '입'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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