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자유한국당은 국감장을 박차고 나온 대신 의원총회를 열고, 언론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단체로 마스크를 쓰는 퍼포먼스까지 벌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의로운 투쟁"이라고 치켜세운 뒤,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여당 몫' 이사 추천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르면 이날 안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두 명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은 언론들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신상진 과방위원장을 향해 '우린 적폐였어요'라는 자막을 단 YTN 보도를 틀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해당 영상을 보고 흥분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YTN 한 번 가요. YTN"이라고 외치며 YTN에 단체로 항의 시위를 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총회 도중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마스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문재인 정부의 폭거 규탄한다, 공영 방송 입에 재갈 물리는 방송 탄압 중단하라, 줄 이은 (방문진 이사) 사퇴 압박은 인권 유린이다, 날치기 인선 강행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 없이 치러지면서 파행되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 보이콧한 자유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 받아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방침을 밝혔다. 국회법 50조는 상임위원장이 의사 진행을 거부하면, 제2당이 위원장 직무를 대리하도록 규정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를 한국당 없이 진행할 방침을 밝히면서 "공영 방송인 MBC의 방문진 이사는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가 아니다. 고대영 KBS 사장, 김장겸 MBC 사장이라는 '언론 적폐 지키기'가 민생, 안보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한국당, 방송 장악 꿈 깨라" vs. 주호영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
자유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국회의 진영도 갈렸다. 특히 국민의당은 보이콧한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데 방점을 뒀지만, 바른정당은 이효성 방통위원장 해임건의안에 동조한다는 뜻을 밝히며 자유한국당의 손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두 정당은 '정책 공조'를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엉뚱한 결정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도대체 방송문화진흥회가 뭐라고 대한민국 국회의 국정감사를 멈춰세우나"라며 "애꿎은 국감을 파행시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추태"라고 맹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는 "2009년 MBC 감독기관인 방문진 이사진 9명 중 6명을 '친이명박계 강성 뉴라이트' 인사로 임명하고 김재철 씨를 앞세워 방송을 장악한 당사자들이 어제부터 국감을 거부한 자유한국당 아닌가. 어떻게 장악한 방송인데 내놓느냐고 생각한다면 꿈 깨라"고 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해임 건의안에 동조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방송 장악 음모가 마지막을 향해 나가고 있다"면서 "방송의 중립성, 공정성에 앞장서야 할 방통위원장의 방송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 자유한국당이 제출하는 해임 건의안에 저희도 적극적으로 동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언론 장악은 역대 독재 정권이 자행하다, 민주화 이후 MB에 의해 부활되었다는 사실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자성하고 국감장으로 돌아오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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