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2명을 선임하면서 그간 파행으로 치달았던 MBC 방송이 정상화될 물꼬가 트였다.
당장 다음달 2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방문진 이사들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불신임 결의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그럴 경우, 자연히 부당노동행위로 수사를 받는 김장겸 MBC 사장도 물갈이 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37차 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구 여권 추천의 이사 2명의 사퇴로 공석이 된 방문진 이사직에 이사직에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구여권 추천 이사였던 유의선 이사와 김원배 이사는 각각 지난달 초와 이번 달 중순 이사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새로운 보궐이사가 현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의 추천 인사로 채워지면서 6(야권):3(여권)이었던 구도가 4:5로 역전됐다. 이에 지난 24일, 여권 추천 이사들이 제출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고 이사장은 비상임 이사직만 수행하게 된다. 그럴 경우, 추후 방문진 이사회에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도 안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방문진 이사 선임 결정을 두고 김장겸 체제의 MBC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반발했다. MBC는 "정권과 여당의 강렬한 압박에 따라 방통위가 보궐이사 2명 선임을 강행했다"며 "결국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정권의 공영방송 MBC 장악을 위한 총대를 멨다"고 비판했다.
MBC는 이 위원장을 가리켜 "(이사들의) 사퇴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른 아침에 회의를 소집했고 30년 학자적 양심마저 저버리고 정권의 방송장악에 화답한 것"이라며 "이효성 위원장의 결정은 언론 적폐 청산의 미명하에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문진과 MBC 경영진 구성의 선봉에 섰다는 기록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C는 "언론노조가 쓰는 표현을 빌어 새 정권의 부역자 방송 MBC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은 국회로도 불똥이 튀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이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퇴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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