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한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중국이 남북관계에 있어 보다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날 면담은 2시간15분 가까이 이어졌으며, 마지막 15분 가량은 별도의 배석자 없이 이 대통령과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 중재외교 시동? 한미 연합훈련 견제?
연평도 사태 직후 중국 측은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을 연기하고, 이번 사태를 '쌍방의 교전'이라고 표현하는 등 사실상 북한 측을 두둔하는 스탠스를 취해 왔다.
이날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방한은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중재외교에 시동을 걸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날부터 서해상에서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견제 차원의 메시지가 이날 면담에서 전해진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중대 발표'를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가도발 강력대응"…"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
이날 면담에서 이 대통령은 "20세기 냉전시대가 종식된 지금,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새로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정부는 6.25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 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도발해온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연평도 사태에 대한 한국 측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중간 전략적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홍 수석은 "다이 국무위원은 이날 후 주석의 구두메시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할 이야기는 다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우리 측에선 김성환 외교부 장관, 류우익 주중대사,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중국 측에서는 장신썬 주한중국대사,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등이 배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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