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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 자연을 담은 가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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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 자연을 담은 가을 밥상

[귀농통문] 된장콩잎장아찌·무밥·무청김치·배추샐러드·자반고등어쪽파구이

지난 가을에는 수확과 갈무리 등 일이 많아 맛깔 나는 가을 밥상을 차릴 여유가 별로 없어서 이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럽다. 어쨌든 그동안 찍어둔 사진을 뒤져 수확의 계절인 가을 밥상을 차려본다. 더불어 올해 가을에는 아침저녁 선선한 공기와 낮의 따가운 햇살 아래 오곡이 익어가는 풍성한 가을이길 기다려 본다.



농사를 지을수록 땅 심이 좋아지는 콩 농사. 콩은 단백질을 비롯하여 영양소가 풍부하고 해독제나 약으로 개발할 정도로 좋은 식품이다.

단단하게 여물기 전 풋콩은 밥을 해 먹거나 추석에 송편소로 이용한다.

콩을 넉넉하게 심었다면, 풋콩을 냉동실에 두었다가 조금씩 밥에 앉혀 먹어도 좋다.

된장콩잎장아찌

여름 밥상 콩잎물김치는 연한 콩잎으로 하는데, 장아찌는 콩잎이 연하지 않아도 된다.

- 연한 소금물에 삭힌 후 염기를 뺀 후 꼭 짠다
- 집된장, 멸치다싯물, 매실액, 마늘, 고춧가루, 고추씨를 넣어 버무려 켜켜이 담는다

▲ 된장콩잎장아찌. ⓒ이복자



생으로 먹고 익혀서도 먹는 무는 맵고 서늘한 성질을 가졌지만, 위와 폐에 이로운 식물이다. 인삼보다 더 좋다는 '가을 무'는 가을이 제 철이다. 비타민C가 풍부하고 소화를 돕는 효소가 있다. 담을 삭히고 기침을 그치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주는 이뇨작용도 있다. 토종무 중에 게걸무 씨앗 기름은 폐 질환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무를 뽑은 후엔 무청을 말려두어 겨울 반찬으로 이용하자. 식초를 넣어 새콤 매콤하게 무친 무생채와 무석박지, 새우젓으로 간을 한 시원한 오징어무국 등.

무밥

- 굵게 채 썬 무를 밥솥 바닥에 깔고 들기름을 두른 후 불린 쌀을 넣는다. 평소보다 물을 적게 잡아 밥을 짓는다. 양념장 하나면 충분히 맛있는 무밥이다

무청김치

굵은 무청은 손가락 굵기만 한 것도 있으나 모두 김치 재료로 쓸 수 있다.

- 살살 씻어 굵은 천일염을 조금씩 뿌려 4~5시간 짜지 않게 절인다. 중간에 한 번 뒤적여 주고 다 절여지면 살살 깨끗이 씻는다. 조심히 다뤄야 풋내가 나지 않는다
- 묽은 찹쌀풀을 쑨다
- 붉은 건 고추 10여 개를 살짝 물에 담그었다가 양파 1개와 마늘 3통, 생강 조금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
- 양파 2개는 채 썬다. 쪽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쪽파가 없어서 밭에 있는 대파를 흰 부분만 잘게 썰어 넣음)
- 준비한 재료에 고춧가루, 멸치액젓·까나리액젓·새우젓 한 숟가락, 매실액과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통깨를 조금 넣어 살살 버무린다
- 실온에서 2일 익힌 후 냉장 보관한다

▲ 무청김치. ⓒ이복자

갓김치

- 갓과 토종배추인 개성배추를 솎아 설렁설렁 씻은 후 심심하게 4시간 정도 절인다
- 씻어서 물이 빠지는 동안 묽게 찹쌀풀을 쑨다
- 식은 찹쌀풀에 고춧가루,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매실액, .다진 마늘, 생강, 양파를 넣고 쪽파와 굵게 채 썬 양파를 넣는다
- 양념들이 고루 섞여 맛이 어우러지도록 놔둔 후, 절인 갓을 넣어 설렁설렁 고루 버무린다. 싱거우면 소금으로 덧간을 한다.
- 하루 이틀 되면 양념이 배면서 김치가 1/3로 줄어든다
- 젓갈로 담근 갓김치는 익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 갓김치. ⓒ이복자

동아박

박과 채소인 동아박은 추석 즈음에 깍두기나 나물 등으로 이용하면 훌륭하다. 나는 매년 동아박을 심어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다.

작년에 동아박이 맛의 방주에 등재되어 <농민신문>에서 재배자를 수소문하다가 필자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동아박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기사가 나가자 전국 각지에서 씨앗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씨앗을 보내드리겠다고 약속을 많이 했는데, 올 초에 사무실 일을 맡게 되면서 그 약속을 다 지키지 못해 미안한 일이 있는 동아박이다.

채 썰어 가을볕에 말렸다가 나물을 하거나 김밥에 우엉처럼 졸여서 넣어도 좋다.


배추

우리나라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채소다.

배추 한 포기를 밥상에 올려보자. 김장하기 전에 한 포기씩 뽑아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란 고갱이는 쌈으로 먹는다

배추무침(고갱이와 겉잎 사이에 있는 연푸른 배추)
- 0.5cm 정도로 채를 썬다
- 양파 3분의 1을 잘게 채 썬다(없으면 안 넣는다)
- 집간장, 까나리액젓(멸치액젓), 고춧가루, 파, 마늘, 매실원액을 넣어 버무린다
- 한 끼 먹을 양이라면, 들기름과 참깨를 살짝 곁들인다
-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려도 좋다

배춧국(짙푸른 겉잎), 또는 말렸다가 우거짓국
- 쌀뜨물에 멸치,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만든다
- 된장 풀어 억센 배추 숭덩숭덩 썰고 양파를 조금 채 썰어 푹 끓인다
- 굴을 좋아하면 굴을, 또는 조개, 쇠고기 등 기호에 따라 선택한다

미나리와 사과를 넣은 배추 샐러드

▲ 배추 고갱이와 배추 샐러드. ⓒ이복자

우엉

우엉은 국화과 식물이지만 꽃이 피면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겼다. 채종을 하려면 가을에 뽑지 않는다. 겨울을 지나면 봄에 잎이 돋으면서 6월 즈음에 꽃이 핀다.

뿌리나 열매는 약으로 쓰이고 벌레에 물렸을 때 통증을 완화시킨다.

우엉 잎은 쌈이나 나물로 먹어도 맛이 좋다.

우엉은 도라지나 더덕처럼 구이를 하자.

▲ 우엉과 우엉꽃. ⓒ이복자

호박갈무리

9월 중순이 되면 애호박이 많이 열린다. 이때는 늙은 호박이 되지 않으니 따서 겨울에 먹을 수 있도록 갈무리를 하자. 나박나박 썰어 소금 한 꼬집을 뿌려 살짝 절인다. 호박이 으깨지지 않도록 슬쩍 내리눌러 짜서(즈려 짜서) 한 끼 먹을 양만큼 지퍼백에 담아 냉동한다.

겨울에 된장국이나 찌개가 끓을 때 한 덩이를 꺼내 넣으면 호박을 바로 썰어 넣은 것처럼 식감이 좋다.

야콘장아찌

서리가 내리기 전에 야콘을 수확하면 싱싱한 잎을 그냥 퇴비간에 버리기가 아까우니 여린 잎을 따서 설탕과 1대 1로 절인다. 5~6개월이 지나면 야콘잎을 꼭 짜서 고추장에 무치면 독특한 산나물 맛이 난다. 설탕 절임 액은 2년 정도 숙성시킨 후 식재료로 이용한다.

자반고등어 쪽파구이

김장 전에 튼실하게 자란 쪽파를 뽑아 고등어와 함께 구우면, 고등어의 짠맛과 비린 맛을 쪽파가 잡아 훌륭한 요리가 된다.

끝물고추와 고춧잎 삭히기

직파한 고추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거둔다. 끝물고추와 고춧잎을 삭혀두면, 겨우내 요긴하게 쓰인다. 페트병에 고추를 넣어 소금물을 부어 삭히면, 소금물이 적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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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7년 10월 현재 83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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