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농성을 시작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3일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명언으로 각오를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잘못된 것과 맞서고, 힘 있는 세력과 싸우고, 무관심은 털어내야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서울광장에서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지 생각했다"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저의 결론은 한 가지였다. 흔히 대포폰 사건이라 불리는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 사건은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이며 용서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불법적 만행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어느 때부터 민주주의는 다 이뤄졌다고 생각했고 이제 민주, 반민주 구도는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고 민주주의 이후의 한국사회의 발전을 논했다"며 "그러나 민주주의가 공짜로 얻어지지 않듯,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헌법에 보장된 국민 기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으려면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검찰이 독립되고 민주화돼야 하며 검찰의 특혜, 특권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과 검찰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검사가 옷을 벗고 청와대에 가면 다시는 검사로 재임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검찰 예산을 법무부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이나, 검사가 잘못을 해도 옷만 벗으면 되는 관행을 척결하고, 검사가 뇌물수수 등의 죄를 범했을 때에는 변호사 개업을 못하도록 금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안통치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민주당 최고위원-원내대책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손 대표는 "공안통치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손 대표는 "정치보복은 결국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불러왔고 국정원을 비롯한 권력기관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감시하고 있다"며 "결국 공안통치, 민간사찰의 주범이 청와대임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불법사찰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매일 양파껍질처럼 벗겨지고 있는데도 국조와 특검을 수용하지 않는 것은 이명박식 독재"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예결특위 정책질의를 통해 또하나의 사실을 밝혀내도 정보위에서도 또다른 사실을 밝혀내겠다"며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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