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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파문, 한나라도 기류변화…궁지 몰린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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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파문, 한나라도 기류변화…궁지 몰린 청와대

소장파 "국정조사 갈수도"…김무성 "자유롭게 논의해 보자"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 요구와 관련해 한나라당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18일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는 22일 있을 의원총회에서 민간인 사찰 부분도 자유롭게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 발언을 들은 한 의원은 "민간인 불법 사찰 얘기를 논의해보자고 김무성 원내대표가 오히려 먼저 꺼내서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친박계 이종혁 의원이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개혁 성향 초선 의원 12명의 모임인 '민본21'에서도 민간인 사찰 재수사 문제와 관련해 집단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토론회를 연 '민본21' 소속 의원들은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해 야당이 자꾸 근거 없는 얘기로 정치공세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여당이 나서서 명명백백한 사실을 밝히도록 촉구해야 한다"는데 총의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재수사는 이뤄져야 한다. 검찰이 재수사를 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국정조사로 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취지의 내용을 당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요구 시점은 지켜봐야 하겠다. 22일 정책 의총이 열리는 자리에서 이같은 요구를 하게 될지도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이후 오후 3시에 열린 의총에서 김무성 원내대표가 민간인 사찰 문제를 논의를 공식 제안해 '민본21'이 22일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소장파들이 집단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청와대 대포폰 개설 폭로로 촉발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재수사 요구가 관철될지 주목된다. 여당 일각에서도 수도권 소장파 중심으로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는만큼 청와대와 검찰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유일하게 재수사 반대 입장을 밝혔던 안상수 대표를 제외하면, 불법 사찰을 받은 당사자 정두언 최고위원을 비롯해 홍준표 최고위원, 나경원 최고위원, 서병수 최고위원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희룡 사무총장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총리실 불법 사찰 재수사는 청와대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및 영포라인, 그리고 그 '윗선'까지 건드릴 수 있는 성격이어서 여권 내 권력 투쟁도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 정두언 최고위원, 정태근 의원(민본21 소속)이 '윗선'을 이상득 의원과 이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상득 진영'도 이같은 움직임을 심상치 않게 느끼고 있다. 친이상득 계열의 한 의원은 "정두언, 정태근 의원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생각을 해보라. 두 사람이 과연 당을 위해 민간인 사찰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냐. 절대 아니다"라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상득 의원과 가깝고 MB 대선 캠프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출신 권성동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야당의 재수사 요구를 절대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석현 의원은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박영준 차관이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으로 있을 때 박 차관 밑에 있던 이창화 행정관(국정원에서 파견)이 정두언 의원 부인, 정태근 의원 부인을 비롯해 친박계 이성헌 의원, 민주당 정세균 대표, 김성호 전 국정원장을 사찰했다"고 주장했었다.

민주, 靑 항의 방문에 50명 나서…"한나라에 대포폰 국정조사 권고하라"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민간인 사찰 문제를 청와대가 개입한 '대포폰 게이트'로 규정하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손 대표는 이날 "청목회 수사에 응하겠다. 대신 '대포폰 게이트' 국정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민주당 의원 50여 명은 국회에서 '대포폰 게이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연 후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다. 국회 상임위 예산 심사 일정도 모두 보이콧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항의 방문 자리에서 정진석 정무수석을 만나 △검찰 권력 남용 및 국회 유린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사과 △민간인 불법 사찰 '대포폰 게이트' 진상 규명 및 관련자 문책 △'대포폰 게이트' 진상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 수용 △김준규 검찰 총장의 사퇴 및 책임자 문책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 수석에게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련 판결에서도 나타난 것과 같이 불법 사찰에 청와대의 개입 정황 드러나고 있다"며 "청와대가 여당에게 국정조사를 권고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청목회 사건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소액 후원금에 대해 불법 압수수색 영장, 사본 영장을 발부 받았고, 발부 받은 목적도 청목회 명의 통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던 4억 원의 행방 쫒는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압수수색은 명백히 불법 수사고 공정사회에도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정 수석은 "민주당이 전달한 내용이 사법부의 권한, 그리고 국회의 권한과 관련된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을 잘 검토해보고 대통령에게 잘 전달 하겠다. 추운 날씨에 밖에 서 계시게 해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은 현재 사찰 문제로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내일 예결위를 정상적으로 열어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들을 예정대로 출석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단독으로 예산 심의를 강행하겠다는 것이어서 또 한차례 파행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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