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60대 남성이 인분을 투척한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7일 "대통령을 억울하게 돌아가시게 한 것만으로도 모자라는지 묻고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재인 이사장은 이날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묘역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올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묘역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모욕하고, 더럽히는 그들에게 나와 생각이 다르면 그저 섬멸해야 할 적일 뿐인지 묻고 싶다"며 "그들은 정파가 다르면 전직 대통령들에게도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툭하면 친북좌파 타령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문 이사장은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에는 불을 지르고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는 오물을 뿌린 그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짓밟고 있다"며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극단주의는 독재시대의 종말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어야 하며 그걸 부추기는 시대착오적인 세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재단과 봉하재단은 이날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 훼손 사건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대책회의를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해 묘역에 관리인력이 상주하는 체제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정부를 향해서도 "대통령 묘역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난해 8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국가보존묘지 1호'로 지정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지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도 요청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