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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56년 묵은 노동적폐' 청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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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56년 묵은 노동적폐' 청산할까?

"과로사회 더 이상 안 돼"…'주 52시간 노동' 시동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 집배원들의 과로사 등의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 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며 행정해석 변경을 통해서라도 노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세계적으로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 연간 노동시간이 1800 시간을 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300 시간이나 더 많은 실정"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 시간의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없이는 고용률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를 포함해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 있는 결단과 실천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8대 국회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친 만큼, 반드시 통과가 되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면서 "만약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 행정 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장시간 노동 관행 개선이 일자리 나누기와 일‧가정 양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며 "기업과 노동계 등 각 경제주체들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대화에 나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준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삶의 질 향상과 고용률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경영계와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이 점진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하며 근로기준법 개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행정해석 변경을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현재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68시간이다. 이는 '1주일에 휴일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행정해석이 뒷받침하고 있다. 법정근로(40시간)와 연장근로(12시간)까지 총 52시간이지만, 이 행정해석으로 인해 휴일에 16시간을 더 근무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변경해서라도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근로기준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59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가 사라질지도 주목된다.

이는 사용자가 노동자 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 근로를 하게 하거나 휴게 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조항이다. 1961년 도입된 이 조항에 따라, 운송업, 우편업, 방송업 등 26개 업종이 56년이 지난 현재까지 특례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도입 당시에는 '공익 또는 국방상에 특히 필요할 때, 보건사회부장관의 승인, 주 36시간 범위 이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1997년 개정 때 장관 승인 조항 등이 삭제되면서 사실상 '무제한 노동'이 가능하도록 개악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특례업종에 해당하는 사업체는 전체의 60.6%, 종사자 비중은 42.8%에 달한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59조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특례업종을 26개에서 10개 업종으로 줄이는 방안에 여야가 잠정 합의했지만, 노동계는 59조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며 입법청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 특례업종의 무제한 노동시간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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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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