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사실상 재협상과 관련해 "본질적인 내용을 건드리거나, 또는 부록이나 부속서 등의 내용이 변경된다고 하면, 국회 비준을 새롭게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남 위원장은 12일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애당초에는 기본 협정문을 건드리는 게 아니고 부분적인 변경이라고 알려졌는데 (지금은) 그것을 뛰어넘는 내용들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 뒤 "이 때문에 이런 것은 국회에서 앞으로 하나하나 다 따져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재협상이 아니라 재협의"라는 식으로 말을 돌리며, 비공식적으로 "본문을 손대지 않고 부속서 형태 등으로 조정안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상임위 논의가 필요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언론 등에 밝혀왔다. 이런 주장에 해당 상임위인 외통위 위원장이 안된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남 위원장은 또 "(정부의) 이런 비밀주의는 오히려 불투명하고 소통이 부재된 협상과정 때문에 정부가 불신과 비준 거부 움직임을 자초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지금처럼 비밀주의로 일관한다면 이제부터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보고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 위원장이 인터뷰 도중 "구체적인 내용은 보고를 받아봐야겠다"는 식으로 보다 자세한 설명을 회피하자 진행자가 "남 의원은 여당 의원이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이신데, 협상내용을 보고를 받고 있지 못하신 모양이죠"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남 위원장은 "비공개로 큰 틀에서 원론적인 얘기를 (보고) 받고 있다"며 "그동안은 (정부가) 협상문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변경이 아니라고 해서 상당부분 양해를 했는데, (언론 보도 등에서) 본질적인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 이제부터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여기에 대한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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