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가 최초 보고 시간을 사후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해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박근혜 정부의 참사 대응에 대해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서 조작 및 은폐 공작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에서 발표한 세월호 참사 최초 보고 시점이 기존에 밝힌 오전 10시보다 30분 빠른 오전 9시 30분임이었음을 보여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규명되어야 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일 행적은 7시간이 아니라 적어도 구조 골든타임이 포함된 7시간 30분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9시 30분에 최초 보고를 받고도 유효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 그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를 속여 온 사실이 탄핵심판 당시 알려졌다면 대통령의 탄핵 사유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국가 위기관리 기본지침 변경에 대해서도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상 책임있는 컨트롤타워였음을 은폐하기 위해 사후에 불법적이고 임의적 방법으로 지침을 수정해 자신들의 책임이 가벼운 것처럼 속인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어제 드러난 사실들은 박근혜 정권의 진실 은폐, 조사 방해, 그리고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에 대한 탄압 행위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면서도 "그러나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의 당일 행적과 정부의 구조활동에 관해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에서 정부가 제출했던 정보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나아가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 위원장은 "그동안 청와대는 세월호가 처음 급변침을 하며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시간이 8시 48분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상황 보고서에는 조작 전이나 후나 공히 8시 35분에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기재돼있다"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제는 침몰 원인까지 다시 원점에서부터 의문을 가져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모든 것들이 100% 거짓말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것을 밝혀나가는 것이 진상규명의 또 다른 축이며 핵심"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아울러 참사 관련자들의 양심 고백을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또 어떤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날지 두렵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세월호 출항, 침몰, 구조 방기, 진상규명 방해 공작 등의 과정에 관여했거나 알고 있는 것이 있는 공무원, 관련 직원은 그 어느 누구라도 이제는 양심에 따라 고백할 때가 됐다"며 "그것만이 세월호 적폐 일당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이다. 여전히 침묵하고 숨긴다면 자손 대대로 그 모든 이들은 '세월호 적폐'라는 딱지를 붙인 채 살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전면 재조사를 위해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조사되거나 수사된 모든 사건들, 법원의 판단, 심지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사유에 대해서도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박근혜 정권에 의해 2016년 9월 강제종료된 세월호 특조위를 이어 진실을 규명할 2기 특조위가 하루빨리 다시 구성되고, 이밖에도 정부 차원의 재조사와 재수사, 책임 추궁 등이 본격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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